그저

지우면 될 줄 알았다


지우기만 하면

사라질 줄 알았다


지우면 지울수록

닳고 달아


더 이상 지울 수 없다는 걸

그때는 알지 못했다


흰 구름 아래 무릎을 꿇는

참 바보같은 사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