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죠) 7부 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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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 중천에 뜰 무렵, 유키카게는 기지게를 쭉 피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벌써 오후야…? ‘골든위크’랍시고 2주 내내 굴렀더니 수면 시간도 망가진 것 같네… 연휴에 시즈카 쨩과 놀러가지도 못하고.”


대충 세수를 하고 부스스한 머리를 다듬던 그때, 초인종이 울렸다.


“네, 나갑니다!”

‘누구지? 형님은 아닐건데…’


문을 열자, 그 앞에는 시즈카가, 마지막으로 봤을 때보다 통통해진 시즈카가 매우 미안한 얼굴로 서 있었다.


“시즈카 쨩?!”


시즈카는 애써 미소를 지었다.


“Lo… Long time no see, 유키 군.”


“롱 타임… 그게 아니라 어떻게 된거야? 그 ‘짐’은 뭐고?”


“그, 그게…”


시즈카는 지금까지의 사정을 모조리 설명했다.


“그러니까, 셰이디라는 ‘빅 브라더’의 부하가 ‘마셜 매더’라는 스탠드로 시즈카 쨩이랑 야나기, 죠스케 씨를 공격했고, 시즈카 쨩은 그 스탠드로 인해 ‘식탐’이 폭주, 2주동안 먹기만 하다가 그렇게 됐다는 거야?”


“응…”


유키카게는 잠시 생각하다가 의문을 표했다.


“그거야 어쩔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해. ‘정신’을 공격하는데 쉽게 저항한다면 그건 ‘초인’이겠지. 그럼 그 ‘짐’은 뭐야?”


시즈카는 식은땀까지 줄줄 흘렸다.


“그, 그게… 그 ‘2주’동안 ‘식비’로 내 전 재산을 다 써버렸거든… 그래서… ‘가스비’도, ‘전기세’도 낼 수가 없어서…”


시즈카는 고개를 숙였다.


“2주만! 2주만 부탁해!”


유키카게는 다짜고짜 문을 닫으려 들었다. 시즈카는 온 힘을 다해 문을 열려 들며 소리쳤다.


“제발 2주만!!”


“절대 안 돼! 내 ‘집’이 잠적용 ‘모텔’인 줄 알아?! 네 ‘언니’라는 사람한테 부탁하라고!”


“죠린 언니한테 이 이야기를 하라고?! 싫어! 혼날 거라고! ‘오라오라’는 아프단 말야!!”


둘은 이제 스탠드까지 꺼내서 서로 힘싸움을 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남자 혼자’ 사는 집에 들어와서 뭐 하려고! 네가 내 ‘아내’라도 되는 줄 알아?!”


“아내? Wife? 할 게! 네 아내 얼마든지 할 게! 집에 들여보내 줘어어어!!”


“말이 되는 소리를 좀 해!!”


“목욕부터 할래요? 밥부터 먹을 래요? 아니면 나부터?!”


그 말에 유키카게가 당황하는 순간, 시즈카는 온 힘을 다해 문을 열어 젖혔다. 문을 잡고 있던 유키카게가 문과 함께 밖으로 움직이자 시즈카는 잽싸게 집 안으로 들어갔다.


“잘 부탁해, 유키 군.”


유키카게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죠스케 씨한테는 비밀이야.”


“Okey-dokey!”


‘내 ‘여자친구’지만 전혀 믿음이 안 가…’


시즈카는 테이블 위에 놓인 가족사진을 보았다.


“유키 군은 ‘어머니’를 닮았구나? 이 사람이 유키 군의 ‘형’?”


유키카게는 고개를 끄덕였다. 가족 사진은 두 장 있었다. 미소를 지은 남자와 마지 못해 미소를 지은 것 같은 여자, 그리고 여자와 머리색이 똑 같은 음침한 소년이 찍힌 사진과, 그 사진보다 늙고 지쳐 보였지만 미소를 환하게 지은 여자와 약간 밝은 표정을 지은 소년, 그리고 어린 유키카게가 찍힌 사진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유키 군의 아버지는 유키 군이 태어나기도 전에 실종됐다고 했지… 그런데 묘하게 아버지랑은 안 닮은 것 같네?’


다음 날, 유독 무더운 날씨에 지친 시즈카는 읽던 ‘주술회전’을 내려 놓으며 투덜거렸다.


“이게 날씨야?! 한여름 ‘플로리다’도 여기보단 시원 할 거라고! ‘지구온난화’라던가, ‘이상기후’라던가 그런 ‘미래’가 닥치기 전에 ‘지금’의 내가 녹아버릴 거야! 난 포기하고 ‘에어컨’을 틀겠어! 유키 군, 에어컨 틀자!”


유키카게는 열심히 시즈카에게 시선을 주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었다. 그 역시도 땀을 뻘뻘 흘리면서 말했다.


“돈 없어. 에어컨은 ‘전기세’ 비싸단 말이야.”


시즈카는 무어라 투정을 부리려다 낡은 선풍기를 굳이 발로 건드렸다.


“이건 불공평해… 무더위를 ‘극복’하게 해준 현대 ‘과학기술’의 ‘산물’을 돈 때문에 못 튼다니… 용돈을 조금만 아꼈어도…”


“그나저나 시즈카 쨩, 옷 좀 어떻게 하면 안 될까?”


“응? 옷?”


속옷바람에 돌핀 팬츠만 입고 있는 게 유키카게에게는 몹시 불편한 것이 틀림없었다.


“몇 번이나 말했지만 여긴 내 집이야. 무슨 ‘그라비아 아이돌’ 마냥 입지 말라고.”


“Hmm~ 유키 군 책장 구석에 꽂혀 있던 ‘성인 잡지’처럼?”


유키카게는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비명까지 지르며 벌떡 일어났다.


“으아아아악!! 아니야아아!!”


또 다음날, 유키카게는 어제와 똑 같은 복장으로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시즈카를 가만히 쳐다보다 물었다. 어제와의 차이는 목덜미에 난 붉은 상처뿐이었다.


“그러고보니 시즈카. ‘한자’ 실력은 좀 늘었어?"


시즈카는 실실 웃었다.


“Nope! 그렇게 다이내믹하게 늘었을 리가! 열심히 공부하려 했더니, ‘번역기’가 너무 편하지 뭐야? 나도 잘 쓰고 있긴 하지만 소위 말해 너무 꿀만 빨다간… 이것만 쓰다보면 진짜 문해력은 엄청 녹슬 것 같지 않아?”


“그럼 공부를 하면 되잖아.”


“Oh No! 내가 싫어하는 말 중 1번이 노력이고 2번이 열심이라고!”


유키카게는 이마를 짚었다.


“저런 마인드로 어떻게 뉴욕 대학교를 나왔는지 의심이 간단 말이야…”


“Hey, 유키. 이거 좀 봐.”


시즈카가 던진 핸드폰을 유키카게는 가볍게 잡았다. 휴대폰에는 뉴스 기사가 떠 있었다.


“이탈리아의 기업 ‘파시오네’의 오너 겸 CEO 죠르노 죠바나(37)가 오늘 유명 가수 트리시 우나(37)와 최종 파혼했다. 우나 씨는 ‘그는 좋은 동료이자 친구였지만 좋은 남편이나 배우자는 아니었다.’며 짧은 입장을 밝혀왔다. 아직 죠바나 씨의 공식 입장은 전해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두 사람은 2010년부터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였으며 자녀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파시오네’는 태생부터 마피아와 연관되어 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 기업으로…”


“이게 왜?”


“거기 ‘죠르노 죠바나’ 말이야~ 뭔가 ‘우리 일족’ 같은 느낌이 들어서. 뭐랄까… 저쪽도 ‘죠죠’가 되잖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


시즈카가 다가와서 자기도 모르게 유키카게의 등을 짚는 순간, 유키카게는 비명을 지르며 펄쩍 뛰었다. 시즈카는 당황했다.


“미, 미안! 실수했어!”


“이야… 조심하라고… 시즈카가 ‘손톱’으로 긁은 곳이잖아…”


“미안…”


또 다음날, 한창 넷플릭스에 열중하던 차에 유키카게가 물었다.


“그러고보니 죠스케 씨는? 무슨 연락 없어?”


“그러게, 슬슬 연락할 때가 됐는데…”


그 순간, 범도 제 말하면 온다는 듯 전화벨이 울렸다. 시즈카가 휴대폰을 들자, 죠스케가 아니라 아야나의 전화라고 알렸다.


“새언니가 무슨 일이지? 네, 언니. 무슨 일이에요?”


“시즈카, 혹시 시간 있니?”


전화기 너머 아야나의 목소리가 상당히 다급한 듯 느껴졌다.


“무슨 일이죠?”


“죠스케가 깨어나지를 않아! 이미 ‘보름’이 넘었어! 몇 번 깨어나기는 하지만 1분도 안 돼서 잠들어 버린다고! 이미 의사도 여럿 다녀갔고 심지어 코이치나 다른 사람들한테도 물어봤는데 다 모른데! 혹시 이게 무슨 ‘병’인지 알고 있니?”


시즈카는 경악에 빠져 말도 못 할 정도였다. 이야기를 듣기가 무섭게 지난 2주간 자신에게 있었던 일들이 떠올랐고, 결과적으로 한 여자가 스쳐 지나갔다.


“언니, 걱정하지 마요. 제가 도와줄 게요.”


시즈카는 전화를 끊더니 표정을 구겼다.


“Damm it!! Fuck!! 나만 당한 게 아니었어. 그 망할 ‘여자’의 ‘능력’에 걸린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고!”


시즈카는 다른 전화번호를 눌렀다. 재하의 것이었다. 역시나, 재하 역시 전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재하 군도 전화를 받지 않아… 유키, 도움이 필요 해. 무슨 이야기인지는 내가 말 했지?”


유키카게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한동안 ‘신혼’과도 같은 삶에 빠져 잊고 있었지만… 이제 그 ‘여자’를 찾아야 해. 행동할 시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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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네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