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교육 정책은 기본적으로 허울만 이상적, 진보적인 방향으로 가면서 실질적으로는 계층, 지역 장벽을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음. 그런 이중성이 가장 극명히 드러나는 게 바로 공부 안 시키기 정책임. 교과서 내용을 줄이고 학교 분위기를 느슨하게 하며 아무나 일반계 진학 고등학교에 넣어줘서 학교 분위기를 흐림. 이렇게 되면 계층 별로 학업 성취도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나게 됨. 그걸 해결하겠답시고 대학 서열화를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분칠하는데 혈안이 돼 있지만 실존하는 대학 서열화를 없앨 수가 있나. 현실은 확대된 격차를 결과물로 받아들게 될 뿐. 


지리채널이니까 지리적으로 얘기를 좀 해보자면 지역적으로도 이런 위선적인 정책은 계속 강화되어 왔는데 국공립대 재학생의 다수가 지방에 있음. 게다가 서울에 4년제 대학 신설, 확장을 금지해 놨기 때문에 기존 서울 지역 대학들의 기득권은 더 강화되는 판에 대학 설립을 지방에만 신고제로 바꿔 주는 바람에 지방에 대학생들이 넘쳐 나게 됐음. 그 결과는 당연히 지방 대학 질 저하와 공멸이지.


국립대학 공동학위제가 실패할 수밖에 없는 건 당연함. 국립대를 남발해서 대학 수준 차이를 엄청 내 놨는데 그걸 합치면 하향 평준화가 될 수밖에 없으니까. 지금 현실적으로 그나마 가능한 방안은 국공립대 재정 지원은 그대로 두거나 늘리고 재학생 수를 절반 이하로 줄여서 지방 국립대생이라도 엘리트일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임. 그래도 성공할 수 있을지 없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