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가지가 생기면 그곳에 살게 될 주민들을 위해 학교를 신설하게 되는데, 이때 학교를 그냥 신설하는 게 아니라 원래 다른 곳에 있던 학교를 신시가지로 이전하는 형태로 신설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는데, 크게 두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1. 구시가지 학교가 신시가지로 이전하는 경우
2. 외곽 지역 학교가 신시가지로 이전하는 경우

근데 1.의 사례는 국내에 넘쳐나며, 도심공동화를 보여주는 사례로 지리 교과서에도 간간이 소개가 되지만, 구시가지가 아니라 신시가지보다도 더 외곽에 속하는 학교가 신시가지로 이전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러한 사례를 살펴보고자 함.


나주 혁신도시 내 고등학교 부지에 지어진 봉황고등학교. '빛가람'이라는 이름은 나주 혁신도시의 별칭인 '빛가람혁신도시'에서 온 건데 혁신도시 내에서 유일한 고등학교인데도 옆의 초등학교, 중학교와 달리 빛가람고등학교가 아닌데, 근처에 봉황면에 봉황고등학교가 있었는데 이걸 이전하는 식으로 처리하였음.

얘도 이름에서 보듯 원래 금천면에 있던 중학교였을 거다. 근데 정작 여기는 산포면에 더 가까운 곳이란 게 함정.


초중고 다 허허벌판에서 이전해왔는데 사이좋게 붙어있는 게 흥미롭다. 보성초등학교 같은 경우는 보성이 법정지명은 아닌데 삽교읍 이리 일대를 보성이라고 부르는 거 같음. 오른쪽 위에 구 보성초등학교 교지가 보이는데 아마도 내포신도시가 개발됨에 따라 수용되어 흔적없이 사라질 거 같음.

여긴 이전을 하다 보니 이름과 실제가 다른 것이 돼버림(...). 원래 내곡초등학교가 법정동 내곡동에 있어서 내곡초등학교인데 저긴 내곡동이 아님...

중앙탑초등학교도 원래 중앙탑면사무소 근처에 있었는데 그 자리를 충북교육청에 내줘서 연수원이 됨. 근데 옆에 중앙탑중학교는 진짜 신설된 게 맞음.

여기는 둘 다 기존에 있던 학교를 이전해온 건데 풍천풍서초등학교는 이전을 하긴 했으나 기존에 풍천초등학교랑 풍서초등학교가 있던 걸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폐교 후 재개교한 결과물.

얘는 말 안 해도 알겠지?


농소초등학교와 운곡초등학교도 이전의 결과물.

신시가지에 학교를 개교하면, 불필요하게 학교 수가 증가하는 걸 막기 위해 그만큼 학생 수가 적은 학교를 폐교하게 되기 마련인데, 적은 수나마 이미 학생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를 당장 폐교하려면 주민 및 학생들의 반발이 있을 거임. 어차피 여기에 있는 예들은 신시가지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학교들이 신시가지 내부로 이전한 경우라 그냥 새 학교에 다니게 하면등교는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나 혹은 우리 자식이 다닌 모교가 없어진다는 것에 대해 심리적인 거부감을 느끼는 동문들이 많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굳이 폐교 후 신설이 아닌 이전으로 처리하게 되는 거 같고, 여기에는 '학교'라는 장소에 대해 지역민들이 가지는 어떤 감정도 작용하는 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