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BT+ 채널

누군가를 좋아하기란 쉽다.

누군가를 사랑하기란 쉽다.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만 표현하면 된다.

욕심만 부리지 않는다면 그 사랑은 아름다운 추억이 된다. 그러나 욕심을 부리는 순간부터 그것은 어렵고 힘든 사랑이 되고 만다. 애초에 혼자만의 것이었다. 처음에는 보답을 바라고 내비친 사랑도 아니었다. 나 혼자 그 사람을 좋아했고, 내가 느끼는 만큼을 최대한 절제하여 표현했다. 그저 텅 빈 마음을 채우기 위함이었다. 그 사람이 내 마음을 알아차렸을지 그렇지 않았을지는 중요하지 않았었다. 나는 그를 좋아하였다. 그리고 나는 어쩌면, 그를 좋아하는, 가장 쉬운 일을 하고 있었다.


누군가를 좋아하기란 참 쉽다. 그저 마음이 가는 대로 따라가면 된다. 좋아하는 이유를 자기가 모른다고 해도 상관이 없다. 이유는 뭐든지 갖다 붙이면 되고, 심지어는 이유가 필요없을 수도 있다. 어떠한 보답도, 어떠한 보상도 바라지 않는다면 누군가를 좋아하기란 쉽다. 욕심을 내지 않는다면 쉬운 일이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욕심을 내기 시작한다면,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은 너무나도 어려우면서 고통스러운 일로 변해 버린다. 내가 감정적 힘듦을 경험하는 이유는 결국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기 바라서이다.


이제 와서,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은 나에겐 힘겨운 일이 되었다.

다시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감정을 만들어 버렸다.

어느 일보다도 힘들고 좌절스러운 일이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