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왜 살아야 하죠?"


그의 목소리에서는 떨림이 느껴졌다.


"..."


"오, 신부님. 제가 이렇게 수많은 고통과 업을 짊어지면서, 살아야 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요?"


무슨 답변을 해줘야 할지 잘 모르겠다.

지금 이자에게 가장 도움이 될만한 말은 무엇일까?


살다 보면 행복하다? 아니다. 이건 너무 허황된 말이다.


당신이 없으면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살아라? 아니다. 위로가 필요한 자에게 책임감을 부여하는 건 너무 가혹하지 않을까?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려라? 내가 이 사람의 인생을 아는 것도 아니고...


이거는? 아니다. 아니면 저거? 그것도 좀...


그래, 정했다.


"그건 저도, 당신도, 예수님도 모르십니다."


"그럼 저는 살아야 하는 이유조차 없는 사람이란 건가요?"


"아니죠. 당연히 아니에요."


"그럼 뭡니까?"


"모르는 거지, 없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찾아야 하기에.. 당신은 살아야 합니다."


"..."


"당신이 살아가야 하는 이유는, 오직 당신만이. 당신의 삶을 살아가면서 깨달을 수 있습니다."


이게 그에게 좋은 말이었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