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공장에 다닌 적이 있다. 중소기업이었는데 완제품이 아닌 부속품을 조달하는 업체였다. 

 그곳에서는 제조하는 부품의 공정에 따라 컨베이어 벨트를 여러개 연이어 설치되어 있었는데 이때 컨베이어 벨트의 속도는 앞쪽보다 뒷쪽이 조금 더 빠르거나 같게 움직인다. 왜냐하면 뒷쪽이 느리면 벨트를 건너뛸 때마다 간격이 좁아지고 그만큼 뒷공정 작업자에게 부담이 가기 때문이다.

 즉 벨트를 건너뛸 때마다 제품의 간격은 벌어지고 작업자가 실수하지 않는 한, 늦게 나온 제품은 결코 먼저 나간 제품을 따라잡을 일이 없다.

 

현대 사회의 기술이나 국가의 발전도 이와같다. 날이 지날수록 점점 빨라지고 컨베이어 간 틈새처럼 혁신이 한 번 생길 때마다 선발 주자와 후발 주자 간에 격차가 점점 벌어진다. 실수라도 생기지 않는 한 이를 따라잡거나 잡힐 일은 없다. 

 

이 나라의 발전에는 미친듯이 선두로 내달리던 시절이 있었다. 박정희 시대이다. 온갖 부작용과 모욕을 무릅쓰고 발전에만 집중한 시대였다. 박정희를 폄하하는 사람들은 박정희가 아니었어도 충분히 발전하고 오히려 부작용이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라고 반박하고 싶지만 긍정적인 마인드는 좋은 것이다. 그럴 것이다라고 인정하자. 하지만 발전속도는 틀림없이 다를 것이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이 있듯이 한정적인 자원, 재화를 대기업 등에 집중투자를 하지 않으니 모두가 공평하게 성장할 기회를 얻고 부작용이 없는 대신 그만큼 속도가 느려져 80~90년 대 되어서야 중공업이 가능할 것이다.

 

 프로가 스타하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면 알고있을거다. 초반에 어떤 테크를 타는가에 따라서 결과가 상당히 달라진다는 것을 말이다.

 세상에 대한민국 하나만 있다면 부작용없는 성장을 하겠지만 근처에 무서운 이웃이 있다. 바로 중국이다. 이 나라는 모택동의 희대의 삽질 + 박정희의 무리수가 있었기에 중국과의 격차를 최대한 벌릴 수 있었다. 둘 중 하나라도 없었으면 이 나라는 분명 망했다.

 왜냐하면 박정희가 격차를 미리 벌리지 않았다면 중국의 물량빨과 도둑질로 금방 따라잡혔을 것이고 이때부터 지옥이 시작되는데 서로 기술차가 적어 만들어내는 건 고만고만한데 찍어내는 물량이 틀리다. 결국 한국은 뭘 만들어도 중국에게 밀리고 산업은 붕괴할 것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쫓기는 듯한 무리한 발전에는 부작용이 필연적이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박정희는 나라를 구한 것이다.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처럼 실수만 하지않는다면 계속 앞장설 것이나 실수로 따라잡힌다면 그때부터는 뭘해도 생산성이 딸리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마침 대통령이 문재인이니 대한민국이 삽질할 차례인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