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사챈철학연구

간혹 "현재 전공의와 의대생 집단이 준비중이거나 행하는 중인 일련의 행위"에 대하여 파업인지, 휴직·사직인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나오곤 한다. 하지만 두가지 단어 모두 하나의 행위를 가리키는 것이니 이것을 흔히 화자간의 의견 불일치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의견 불일치는 왜 발생하는가? 분명히 같은 지시체 혹은 관념 혹은 개체 등 무엇인가를 동시에 말하고 있으나 각각 그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흔히 관념론에서는 같은 관념과 뜻을 다른 단어로 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기술 이론에서는 서로 다른 기술구를 떠올리고, 심리 이론에서는 서로 다른 화자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라 말한다.


이러한 의견 불일치는 어쩌면 더이상 지시체—혹은 관념과 같은 본질적인 무언가—와는 관련되지 않은 화행의 관점에서 다뤄야 할 문제일지도 모른다. '명명하기'라는 개념은 정확하다거나 확실한 무언가가 아니다. 특히 그것은 추론주의적 입장에서 더욱 심해지며, 사회적 관습과 실천의 측면을 강조하기 때문에 사회 채널이라는 작은 사회의 관습에서 '옳은 단어'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과연 우리에게 작년의 '이준석'과 오늘의 '이준석'은 같은 의미였는가?


의사들이 행할 어떠한 행위에 대한 명명과 지칭은 다시금 기술 이론의 장점을 부각시킨다. 의견 불일치를 필연적으로 수반하는 일상적 고유 이름으로서의 사용이 아닌 논리적 고유 이름으로서, "그것"이라고 지칭한다면 아무도 다투지 않을 듯 싶다. 다만, 그러한 논리적 고유 이름을 일상적 고유 이름의 기술구 결합으로 변환하는 것에는 큰 문제가 있을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