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신명기 기자= `블루 드래곤` 이청용(30, 보훔)이 아시안컵 출전 이후 복귀한 첫 경기부터 맹활약을 펼쳤다. 팀이 패배했지만 경기 내내 보여준 날카로운 패스와 크로스 능력이 돋보였다. 특히 프리롤로서 보훔의 공격 기점이 됐던 이청용의 경기력은 상당히 좋았다.

 

이청용이 속한 보훔은 9일 오후 9시 독일 보훔의 루르슈타디온에서 열린 2018-19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부리그 21라운드 홈경기에서 파더보른에 1-2로 패했다.

 

이청용은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어려운 시간을 보내다 고심 끝에 독일 2부리그 팀인 보훔으로 이적했다. 경기력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이를 비웃듯 이청용의 감각은 여전했다.

 

30줄에 들어선 이청용은 신체적인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감안해 주로 뛰었던 측면 미드필더에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변신했다. 로빈 두트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이청용은 전반기 동안 매우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이청용은 독일 `키커`의 전반기 평점에서 2.72점을 얻어 리그 전체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리그 11경기(선발 8)에 출전해 4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이청용이다.

맹활약을 펼치며 당당히 아시안컵 멤버로 발탁된 이청용에겐 휴식할 틈이 없었다. 약 한 달 동안 팀을 떠나면서 후반기 시작 이후 치러진 두 경기에서도 결장했다. 지난 잔트하우젠전에서는 아시안컵 출전으로 피로감을 느끼는 것을 감안해 배려 차원에서 제외됐다.

 

승격 경쟁을 벌여야 하는 보훔 입장에서는 이청용에게 더 이상 휴식을 부여할 수 없었다. 파더보른을 상대로 한 홈경기에서 이청용의 선발 출전이 확정됐다.

 

예상대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은 이청용은 자유롭게 그라운드를 누볐다. 특유의 부드러운 터치와 넓은 활동량을 보였다. 중앙에만 국한돼 있지 않고 왼쪽, 오른쪽 가릴 것 없이 뛰어다니며 동료들의 공격 작업을 도왔다. 프리롤을 훌륭하게 수행했다. 이청용은 전방 동료들보다 2배에 가까운 60차례의 볼터치를 기록하면서 팀의 공격 엔진임을 증명했다.

 

가장 돋보였던 부분은 역시 패스였다. 이청용은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팀이 0-2로 뒤져있던 후반 34분 정확한 크로스로 힌터시어의 만회골에 기여했다. 이 크로스를 포함해 이날 이청용이 기록한 키패스(슈팅으로 이어진 패스)는 모두 5차례였다. 특히 로비 크루제에게 정확한 스루패스가 연이어 들어갔지만 마무리 능력 부족으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더 자세히 보면 이날 5번 중 2차례 크로스를 성공시켰고 롱패스도 50%가 넘는 성공률(7번 중 4번 성공)로 팀 내에서 가장 정확한 모습이었다. 누가 보더라도 2부리그에서 보기 아까운 실력이었다. 기술적, 전술적 움직임 등 부분에서 군계일학이었기 때문이다.

 

이청용이 맹활약을 펼쳤지만 소속팀 보훔의 패배는 뼈아펐다. 이번 패배로 자동 승격권인 2위 쾰른과 격차가 9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 강등권에 위치한 잔트하우젠전 패배에 이어 연패를 기록하면서 분데스리가 승격 가능성에 먹구름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