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적으로 생각하는 문체에 관한 팁


1. 지문은 짧게 대화문 위주로.

웹소설은 문학작품이 아니다. 철저하게 오락거리일 뿐이다. 더구나 최근엔 모바일 시장이 커져서 긴 지문은 모바일에 치명적이다.

작자는 아예 작품을 쓸땐 마침표마다 엔터를 쳐 단락을 구분한다. 아예 출판사에서 요구한 것이기도 하다.

즉 웹소설에는 지문이란 것 자체가 짧을 수록 좋다. 그리고 시나리오나 희곡처럼 대화문인 것이 더 좋다.

물론 지문이 없을 순 없다. 요지는 지문을 최소화하란 말이다.

마침표마다 엔터를 친다는 가정하에 6개 문장의 지문을 썼으면 적어도 그 사이에 대화문이 끼도록. 물론 이건 예시일 뿐이다.

적어도 한 페이지에 지문이 2/3이상 차지하는 일은 피해야한다. 모바일로 보는 사람은 그것만으로도 흥미를 접을 것이다.


2. 라노벨 문체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조건 빼라.

웹소설은 라노벨이 아니다. 웹소설 독자들은 의외로 글에 한해선 보수적인 성향이 짙어서 조금만 라노벨 같은 냄새가 나도 '아 라노벨스럽네' 혹은 '씹덕같아' 같은 평가가 나온다.

라노벨 같은 문체란 것이 꼭 '오이오이 이건 ???라고 XX쿤.' 이런게 아니다. 흐응~ 에엥? 아아, 으으, 등 현실에서 쓸 것 같지 않고 약간이라도 일본 작품 번역투 같은 것이면 무조건 비판 받는다.

물론 웹소설이 한국 순문학보단 일본 라노벨 시장과 유사하게 간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명심하고 또 명심해야한다.

웹소설은 절대 라노벨이 아니며 대부분의 독자들은 라노벨(혹은 일본스러운 것을)풍의 문체를 매우 싫어한다는 것을 말이다.


3. 어두나 어미에 반복적인 것은 피하자.

이건 간단한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했다. 나는 ~했다.' 라는 식으로 같은 어두와 어미가 이어져서 반복되면 작가의 역량을 의심받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순문학에서도 그런식으로 쓰면 초보적인 실수나 작가의 어휘가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다.

웹소설이 순문학처럼 전문적일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나는 ~했다. 그리고 나는 ~했던 것이다.' 라는 식으로 변화는 줄 수 있어야 한다.

이걸 잘하면 그냥 그렇지 않은 것보다 필력이 좋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다소 기교적인 것이지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4. 멋진 말을 쓰고 싶다면 지문보단 대화문에.

웹소설에서 멋진 시적 표현을 쓰고 싶은가? 1과 연관된 말이지만, 그렇다면 지문에 덜렁 쓰기보단 대화문에 써라.

주인공의 생각이나 3인칭적인 전지적인 시점으로 말하는 것보다 주인공이 직접 말하는 것이 더 와닿는다.

예를 들어 ㅇㅇ는 곧 죽을 것이다라고 주인공은 생각했다. 라고 적는 것보다 "너는 죽을 것이다." 라고 적는게 웹소설에선 더 와닿는다. 그런 상황이 되게끔 만들어보자.

안 좋은 예이긴 하지만 표절작으로 판명난 던전디펜스가 시적인 표현을 많이 써서 떴다. 유명 문학이나 만화 따위에서 따온 글들을 지문에 통째로 박은 것도 있지만 단탈리온의 대사에 그런 명언을 써먹기도 했다.

당연하지만 표절은 좋지 않고, 멋진 시적 표현을 하고 싶다면 가능하다면 주인공이 말하게 하자. 던전디펜스처럼 세계문학전집 수준의 글을 필사할 생각이 없다면 말이다.


5. 대화문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대화문으로 인물이 구분되게는 하자.

당연하면서도 중요한 말이고, 이걸 놓치는 작가들이 많다.

위에 적은 것처럼 웹소설에선 대화문이 중요한데, 뭐가 주인공의 말이고 대화상대의 말인지 구분이 안되게 적는 일이 있다.

단문인 대화문이라면 적어도 "나는 고블린 슬레이어다." 라고 주인공이 말했다. 라고 적는 성의는 보이자.

대화상대가 있다면 "당신은 누구죠?" "나는 고블린 슬레이어다." 라고 했을때 '신관의 물음에 고블린 슬레이어가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라고 적든지. 물론 이 예에선 지문의 예가 없어도 대화문 만으로도 앞 쪽의 말이 신관의 말이고 후자의 말이 고블린 슬레이어의 말인 것을 알 순 있다. 그렇지만 독자가 알기 쉽게 해주자. 당연히 지문이 지저분해지지 않는 선에서.


6. 주인공의 성격, 성향, 사상도 대화문으로 드러나게 하자.

대화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니 주인공에 대한 묘사도 지문보단 대화문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좋다.

백번 지문으로 주인공은 존잘에 잘났다고 떠드는 것보다 그냥 대화문으로 "멋진 분이시네요." 라고 누군가가 말해주는 것보다 못할 수도 있다.

그리고 주인공의 대사 하나하나가 주인공의 성격을 말해주도록 하는 편이 좋다.

바바리안 퀘스트의 유릭에 대해 백수귀족 작가는 유릭이 야만적이다고 직접 지문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너 칼 꺼내면 죽어." 같은 대사로 그의 야만인적인 성격을 표현한다.

적당한 예가 당장 떠오르지 않아서 바바리안 퀘스트를 예로 들었음을 양해바란다. 바바리안 퀘스트가 모르는 분은..... 일단 읽어보는 것은 권하지만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냐면 글쎄......


7. 혼잣말은 피하되, 작은 따옴표나 지문으로 대체할 바엔 그냥 혼잣말을 하게 해라.

마지막으로 혼잣말에 관한 것이다.

웹소설에서 대화문이 중하다보니까, 주인공이 혼잣말을 하도록 만드는 경우가 있다.

당연히 독자들은 그걸 비판한다. 그래서 혼잣말은 피하게 하고, 주인공에게 대화상대를 만들어주는 편이 좋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독백을 해야하거나 대화상대가 없을때, 주인공이 혼잣말을 하게 하기 싫다고 지문이나 작은 따옴표로 대체하는 일은 하지 말자.

그냥 혼잣말하게 하는 편이 몰입감과 가독성이 좋다.

이건 최선이라기보단 차악을 선택하는 개념이다. 혼잣말이 좋지 않다고해서 더 가독성이 나쁜 선택을 하는 것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출처:문체에 관한 팁 - 웹소설 연재 갤러리 (dcinsi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