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삶을 그리는 것


흰 도화지 위에 

사람들이 빛나는 별을 

아름답게 그려냈을 때


나는 아무리 열심히 그려도 

흠집만 남았다


모두가 알록달록한 크레파스일 때

나는 하얀 크레파스일 뿐


이런 내가 그릴 수 있는 것이 있을까?


빛나는 별은 바라지도 않고 

한 포기 풀이라도 그려서 

세상에 남기고 싶은데


실은 빛나는 별을 넘어 

사람을 비추는 달을 그려 

그림에 나를 남기고 싶은데


나를 필요로 할 검은 종이는 

어디에 있을까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