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이건 병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나를 갉아먹고 애정하는 병,

병리적 사랑.

너는 내 패인 상처에 손톱을 길게 쑤셔넣었다

아직 아물지도 않은 그 곳에

아파서 뒤척이는 나를

움직이지 않으면 안되느냐고

물어보는 너의 욕심이

얄미웠지만 너라서,

너라서 보내줬다.

너를 위한 건지 나를 위한 건지

모르는 복잡한 감정들 속에서

그냥 너를 믿었다.

그래, 이건 병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