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닥...다가닥... 말을 끄는 소리가 들려온다. 고로 난 잠에서 깻다는 걸 느꼇다. 또한 이 마을에서 떠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곧바로 총과 장구류 등을 챙기고 부츠를 신은 뒤 방문을 열고 계단을 내려갔다. 이미 여관주인은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를 보더니 “아침은 뭘로 드릴까요?” 라고 말했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황량한 풍경, 그것은 이곳에서 가장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매일 볼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나는 감상에 빠졌다. 이곳의 풍경, 이곳의 냄새, 이곳의 소리... 소리라고는 모래바람에 종이 딸랑이는 소리밖엔 없지만서도, 내심 기대하고 있던 나의 기분은 한결 나아졌다.

나는 성큼성큼 걸으며 묶어놓은 말을 찾았다. 조쉬는 오늘도 한참 달려야 할 것을 아는듯 나서기 싫어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나는 조쉬에게 물을 주며 쓰다듬었다. “오늘도 갈길이 멀다...” 조쉬는 알아들은 것 마냥 얼굴을 휘져었다. 나는 피식 웃으며 묶어둔 줄을 풀고 말에 올라탔다. “가자.” 조쉬는 히힝 거리며 앞으로 나아섰고, 우린 서쪽으로 향한다. 

 

 

 

 

나는 친구를 찾으러 간다. 오랜 친구, 그는 나의 은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아마?  

3달전, 우리는 함께 골드러시에 혹해 한 버려진 금광을 찾았다. 그곳 주변은 인디언의 구역인걸 알고 있었지만 나는 금이 더 중요했다. 우리는 3일을 달려 도착했으나, 우리를 기다리던 건 성난 아파치 족이었다. 나는 화살과 도끼를 피해 달아났으나, 그는 잡히고 말았다. 나는 그때, 그 순간을 똑똑히 기억한다. 그의 눈을, 그의 얼굴을 말이다.

 

엉망진창이 되어 돌아가던 도중, 난 남군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그들은 내가 부랑자같다는 이유로 나를 체포했고, 가두었으나 물론 탈출했다. 사상자가 좀 있긴 했지만...어쨋거나 나는 탈출한 후로부터는 계속 친구를 찾으러 가고 있다.

 

 

달리던 도중, 철로가 보였다. 철로에 따라 방향을 생각하던 도중, 철로 끝에서 기차가 오는 것을 느꼇다.

”남군 기차인가...” 그 기차는 남군의 무장 열차였다. 나는 말에 올라타 철로 멀찍이 떨어져있는 돌 뒤로 향했다.

원래대로라면 그냥 기다렸다가 자리를 떳겠지만, 이번엔 좀 달랐다. 무장 열차 뒤로 아파치 수백명이 따라오고 있었던 것이다. 열차에선 총을 계속 쏴댓으나, 인디언들은 결국 앞쪽 객실 칸으로 들어갔다. 나는 말을 타고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분노였을까, 아님 단순한 호기심이었을까. 기차는 30분여 정도 달리다가 멈췄다. 아무래도 인디언들에게 점거당한 듯 하였다. 이윽고 남군 병사들과 장교들이 차례로 나오기 시작했다. 또한 마지막에는 금괴 등 보물들이 잔뜩 쏟아져 나왔다.

아파치들은 남군 군인들을 일렬로 세웠다. 그들은 벌벌 떨며 시키는 대로 하였으나 남군 장교는 그러지 않았다. 하지만 따랐어야 했다. 왜냐면 그의 목에 도끼가 꽂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