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네팔이다. '안나푸르나 국립공원'이라고 쓰여진 팻말이 보이고, 저 멀리 장엄한 산도 보인다.

 

"이봐, 정말 멋지지 않나? 동생?"

"예 형님!"

"슬슬 올라가도록 하자!"

 

나는 이 산에 오르기 위해 왔다. 8천미터 14좌 중에서 가장 위험하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그게 내 도전정신을 꺾지는 못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안나푸르나 산의 입구에 도달했고, Ang 산악등반대 5명은 그렇게 '나는 성공할 것이다' 라는 말을 되뇌이며 정상으로 출발했다.

 

그렇게 오르고... 또 오르고... 베이스캠프를 거치고 암벽을 등반한 끝에 해발 7000m를 넘어갔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는 죽음의 지역(Death Zone). 산소가 부족해서 전문 산악인이 아니면 갈 수 없는 곳에 도달한 것이다.

 

하지만 천혜의 대자연은 우리가 정상에 도달하는 것을 허락해 주지 않았다..

 

바로 크레바스 때문이었다.. 우리 산악등반대 후배가 크레바스에 빠진 것이다.

다행히 서로 자일로 연결되어 있어서 떨어지는 것은 간신히 면했지만, 이 자일을 끊지 않으면 다른 팀원들도 모조리 떨어질 위험에 처했다.

 

"야! 죽고 싶지 않으면 빨리 자일을 끊어!" 뒤에서 선배가 외쳤다. 

"동생이 죽을 위험에 처했는데 무슨 개소리야!"

"아 끊으라니까!"

"당기면 꺼낼 수 있잖아 새끼야!"

 

하지만 시간은 말싸움을 벌일 정도로 넉넉하지 않았다. 자일은 후배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크레바스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끊을...까??"

 

앞에서 가위를 꺼내는 소리가 들렸다. 자일에만 의지해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후배는 모든 걸 포기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일단 당겨 보고 안 되면 끊으면 될 거 아니야!" 나는 후배가 너무 불쌍한 나머지 지푸라기라도 잡아 보려는 심정으로 외쳤다.

 

그리고, 몇 번의 시도 끝에 자일을 끌어당기기는 불가능 하다는것을 체감했다...

 

저 앞에서 선배가 가위를 다시 꺼냈다. 아직도 매달려 있는 후배도 체념한 듯했다. 그리고....

 

자일을 끊었다.

 

미친건가... 우리 손으로 후배를 죽이다니...

하지만 당시 상황을 생각하며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되뇌었다.

 

그리고 한참을 흐느낀 끝에 정상으로 다시 출발했고, 길은 험난했지만... 정상 등정에 성공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안나푸르나 I봉 정상에 태극기를 꽃고 얼마나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

 

그 후 하산하는 길은 의외로 쉬웠다. 카트만두로 돌아온 뒤, 희생된 우리 후배를 위해 위령제도 지냈다.

 

'용철아... 하늘에서도 잘 지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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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력이 좀 떨어지지만 단편으로 써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