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에는 사라진 폐쇄된 기차역과 차단된 지하도로가 우리의 아지트였다.
우리는 가치 없는 것의 가치를 옹호하면서 불을 지르고 가게를 털며 사랑을 했다. 사랑과 도둑질은 분리할 수 없는 것이다. 사랑은 도둑질이다.
나는 예전에 K의 여자를 도둑질한 적이 있다. 그래서 K는 아지트에 나가서 집으로 돌아갔다. 머저리 같은 놈.
짧은 불꽃놀이와 초록색 스프레이로 엿이나 먹으라는 문구가 적힌 분홍색 점퍼를 입은 나의 여자가 야단법석의 즐거운 한때를 장식했다.
K는 어느 날 UZI를 들고 왔다. 나는 정신분석학자는 아니지만 자신의 작은 '그곳'을 총으로 보충해보자는 심산이었을 것이다. 나는 K와 말싸움을 했고 K를 두들겨 패기도 했다. 여자친구는 옆에서 히죽대며 그것을 구경했다.
그가 정신을 잃었을 것이라 생각하고 마저 그녀와 '사랑'을 하려 돌아갔을 때 총소리가 났다. 나의 여자는 머리와 심장에 총을 맞았다. 눈에는 흰자위가 보였고 머리에는 붉은 피가 보였다.
나는 K를 노려보았으나 K는 이미 자신의 머리에 총알을 박아 놓은 후였다.
알 수 없는 일이다. K는 왜 나를 쏘지 않았을까. 사람은 이상한 일을 종종한다.
하지만 더 이상한 일은 나는 그녀를 갖고 싶지 않으면서도 도둑질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K를 증오한 것도 아니다. 난 K를 좋은 친구로 생각했다. 하지만 K를 잃어버린 사실이 슬프지는 않았다.
난 사정으로 얼룩진 바지를 벗고 K의 바지를 입은 채 집으로 돌아갔다. 지금도 옷장 속의 K를 볼때마다 그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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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꿈을 펼쳐라 그것이 바로 문학일지니
[짧은 소설] 자살한 K의 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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