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생각에 잠겨 있을 시간은 별로 없었기에,

나는 식사를 하고 학교로 가기 위해 지하철역으로 갔다.

내가 계단을 다 내려가자마자 안내 방송이 나왔다.

 

"지금 문래, 문래역 방향으로 가는 내선순환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나는 사람들에 휩싸여 열차에 탔고,

열차 안은 출근 시간대여서 그런지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역을 두세 개쯤 지나쳤을 때, 강의 풍경이 나왔다.

 

"......."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강의 풍경을 감상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꿈에서 본 풍경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 창 밖의 풍경,어제 꿈과 똑같은데?'

 

하지만 계속해서 생각에 잠겨 있을 시간은 없었다.

강을 지나고 바로 다음 역은 나의 학교가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내릴 준비를 했다.

 

"이번 역은 합정, 합정 역입니다."

 

나는 역 바깥으로 나와 학교로 향했다.

많은 아이들이 학교로 가고 있었다. 다행히 늦지는 않은 것 같았다.

교문 앞의 선생님에게 인사를 하고, 나는 교실로 들어갔다.

나는 교실에 있는 내 책상에 앉아 어젯밤의 그 꿈을 생각하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 아이는 누구일까. 혹시 내가 만났던 사람일까?

그렇다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났던 걸까.

그런 상상을 하며, 나는 수업을 들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나는 선생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자리에서 일어나 교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았는데...어디를 가지?"

 

평소의 나였다면 바로 학원이나 집으로 향했겠지만,

오늘은 학원이 없는 날이고, 급식도 내가 싫어하는 메뉴가 나와서 별로 먹지 않았기에 조금 배가 고팠다.

 

"맥도날드라도 가볼까."

 

나는 역 근처에 있는 맥도날드로 갔다.

불고기버거 세트 하나를 시키고, 창가 쪽 자리로 가서 앉았다. 그리고 세트를 받고 다시 내 자리로 돌아가려고 할 때,

 

"저기...혹시 우리 어디서 본 적 있지 않아?"

 

내 또래의 남자아이가 말을 걸어 왔다.

그 순간, 생각이 났다.

내 눈 앞에 서 있는 저 남자아이는, 어제의 꿈에 나왔던 그 아이였다.

 

"잠깐. 나 생각이 났어. 혹시 우리 열차 안에 있었어?"

"맞아. 그러다가 갑자기 눈이 아플 정도로 밝아져서..."

 

두 사람은 확신했다.

이 아이는 어젯밤 꿈에서 만난 아이가 틀림없다고.

 

 

3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