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작품은 치유물이며 전체 회차를 읽지 않아도 읽는데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본 작품은 주인공이 다른 종족들과 만나며 심신을 회복하는 치유물 입니다.

 


서류는 무한히 쏟아졌다. 나와 내 부하직원은 끊임없이 서류들을 읽어야 했다. 서류에는 온갖 내용이 가득했다.

 

나와 내 부하직원이 하는일은 과자들을 설계하고 생산하는 것이다. 자동화가 많이 이루어졌기에 단순 서류작업은 사라졌다.

그러나 이곳은 공기업이다. 내가 속한 이 나라는 공기업이 사기업과 경쟁하며 돈을 벌어 국가 재정을 확보해준다.

 

공기업 이기에 뽑아야 하는 직원의 수가 정해져 있는데, 언제나 필요한 직원들의 수보다 많다. 아이디어를 내는것이 중요하기에 나와 내 직원들은 끊임없이 정보가 담긴 서류들을 읽는다.

 

대략 하루에 2400장 정도 읽는다. 한쪽 면만 인쇄되어 있기에 하루만에 다 읽는것이 가능하다. 이렇게 일을 안하고 서류만 읽을수 있는건 자동화 덕분이다. 세금지불, 회계 등등을 모두 프로그램이 처리한다.

 

직원들은 그저 새로운 아이디어만 내면 된다. 이 나라의 이름은 아나루카 제국이다. 제국에서는 공기업에 속한 사람들도 공무원 이라고 부른다.

 

공무원들은 일정 주기마다 군사 훈련을 받는다. 공무원이 싸워야 할 적은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우리와는 다른 종족이다. 그들은 말로 협상할줄 모르며 폭력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미개한 족속들이다.

 

의학기관, 문화기관 등등 여러가지 기관이 있는데 내가 속한 공기업은 복지기관 소속이다. 각 기관은 각각 한 종족을 맡아서 싸운다.

 

복지 기관과 대립하는 적은... 끔찍한 놈들이다. 입에 담기도 싫다.

 

제국의 인구는 30억 정도인데, 몇몇 종족을 제외하고 한 종족당 보통 그정도 수가 있다.

 

그런데 기관은 10개다. 이게 뜻하는 바는 적들도 10종족 이라는 것이고 제국은 10:1의 인구비로 싸움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정치인들이 수십년에 걸쳐서 적들을 분열시킨 덕분에 제국이 병영국가가 되는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고 사람들은 적당히 문화를 향유하며 살수 있게되었다.

 

12시가 되자 나는 밥을 먹기 시작했다. 복지 기관에 속한 공기업은 밥을 잘 차려준다. 복지기관은 복지, 옷, 목재, 원자재, 식량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밥을 먹은 나는 계속 서류를 읽었다. 서류에는 책으로 출판해도 될만한 훌륭한 내용들이 있다. 그래서 서류들을 읽을때는 책읽는 기분이 든다.

 

서류를 계속 읽고있는데 부하직원인 란쇼가 급하게 말했다.

 

"관리자님! 엘프들이 습격을 해왔습니다! 북서쪽 건물들이 무너지고 있어요!"

 

나의 직함은 관리자 이다. 엘프들이 습격을 해왔다니 큰일이다. 습격을 한 이유는 예상이 된다. 최근 석탄 채굴량을 늘리기 위해 숲 깊이 채굴시설을 들였다고 하는데 나무를 베어야 하니 엘프들이 싫어할만 하다. 그러나 엘프들의 행위는 용납할수 없다.

 

나는 무기를 들고 동료들과 트럭에 탔다. 이번에는 엘프 공격대를 완전히 몰살시켜서 3개월은 얼씬도 못하게 해줄것이다.

 

공격받은 장소에 도착한 우리들은 무너진 건물 잔해에 숨어서 엘프들에게 총을 쏘기 시작했다. 엘프 공격대장이 소리치는것이 보인다.

 

"인간들은 들어라! 너희들은 신성한 숲을 파괴하고 우리들에게 공격을 가했다! 따라서 우리들 또한 너희들의 건물들을 파괴하고 목숨을 가져가겠다!"

 

자원을 채취하는 사람들이 엘프들을 공격했는지는 내 알바가 아니다. 우리는 그저 공격하는 엘프들을 사살하면 된다.

나는 총대를 엘프들의 머리로 돌렸다. 내가 총을 쏘자 엘프들이 죽어나갔다.

 

엘프들은 마법진을 그리고 내 쪽으로 불덩이를 발사했다. 마법은 몇몇 이종족만 쓸수 있는것이다. 사람은 사용하지 못한다. 그래도 상관없다. 사람에게는 과학기술이 있다.

 

나봐는 몸을 굴려 불덩이를 피했다. 내가 있던곳은 붉게 불타오르고 있었다. 네이팜 같은 종류의 마법이었나 보다.

 

직원들은 계속 엘프들에게 총격을 가했다. 직원들의 기관총 공격에 꽤 많은 엘프가 죽었다. 그러나 엘프들이 마법으로 가속시킨 화살은 내 직원들에게 계속 피해를 주었다.

 

라베크 직원이랑 서펜 직원은 이미 가슴에 화살이 맞아서 죽었다.

정신을 차린 나는 엘프들에게 다시 총을 쐈다. 그런데 마법을 썼는지 총알이 막혔다.

 

직원들에게 저격 요청을 하려던 찰나 미사일이 엘프들의 보호막에 날아가 터졌다. 아마도 다른 부서의 공무원들이 미사일을 챙겨온듯 했다.

 

미사일의 효과는 확실했고 엘프들은 피를 뒤집어쓴채 죽어있었다. 미사일과 가까웠던 엘프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나와 직원들은 다른 부서의 공무원들과 함께 산을 올랐고 도망치는 엘프 공격대를 사살했다. 이제 당분간은 공격하지 못할것이다.

나는 직원들과 함께 트럭에 타서 다시 공기업으로 향했다. 그런데 란쇼 직원이 말을 걸었다.

 

"이번 침략으로 동료가 둘이나 죽었어요... 우리는 얼마나 더 살아남을수 있을까요?"

 

멍청한 소리다. 훈련만 꾸준히 받으면 엘프의 공격따위는 위협도 안된다. 공기업에 입사해서 은퇴할때까지 살아남을 확률은 69.3% 라고 한다. 살 확률이 더 높다. 나는 직원에게 따끔하게 말했다.

 

"약한 소리 하지마. 나는 이곳에서 10년을 일했고 많은 직원을 봐왔어. 그렇게 약한 마음 먹으면 죽을 확률 높이는곳 밖에 더 안돼. 넌 그냥 기계적으로 이 일만 반복하면 돼."

 

그후 계속해서 무기를 점검하고 있자 어느새 트럭이 공기업에 도착했다.

 

부서로 돌아온 나는 엘프들을 어떻게 하면 더 고통스럽게 죽일수 있을지 생각하며 직원들과 함께 죽은 라베크와 서펜을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