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빌 우만 나라는 생긴지 몇 개월 안 된 신생국가이다. 그래서 관리하기가 조금 힘드니까 엘나무 Elnamu 왕은 인구가 50만 명 이상인 도시 목록들을 정리했다.

 

Madpaj City 맛파이 시

Ijod City 이요드 시

Eussi Romuh City 유씨로머 시

Nobig City 노빅 시

Kugag City 쿠가그 시

Emag City 에마그 시

Ziuq City 쥬퀘 시

​​​​​​Yteicos City 이티초스 시

Ikkiramtuekk City 익키람퉥 시

Levon City 레본 시

 

여러 지역들을 묶어 국가를 만든 거라서 이름도 다양했다. 저 10개의 대도시 말고도 수 십개, 수 백개의 마을들이 더 있었다.

 

 

 

 

나는 한국에서 온 여행가 양준호. 이번에 에빌 우만 나라를 여행하러 왔다.

비행기를 타고 와서 Numead 누메앗 국제 공항에 도착했다. 누메앗 공항은 맛파이 시 근처에 있었다. 그래서 일단 맛파이 시에 가 보기로 했다.

 

 - 에빌 우만의 관문, 맛파이 -

맛파이 시는 10개 대도시 중에도 제일 화려하고 큰 도시다. 인구가 250만명이 넘어서 에빌 우만 나라의 수도 역할을 하고 있는 도시이다. 시민들도 괜찮겠지 하고 말을 걸어봤다.

"안녕하세요."

"ㅎㅇ."

반응은 조금 냉담했다. 더 이상 말해봤자 같은 반응일 것 같아 그만뒀다. 제일 화려하고 높은 건물인 시청에 들어가 봤다. 그런데 웬걸, 시청 직원들이 일은 안 하고 자기들끼리 히히덕 거리면서 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저기요, 지금 일은 안 하시고.."

"너 뭐야? 너 추방."

"네....?"

"경비! 얘 끌어내."

"네..? 잠깐만요! 잠깐! 잠깐..."

도시 밖으로 추방 당했다. 낙담한 순간 다른 사람이 와서 말했다.

"님도 추방당했나요?"

"....네."

"괜찮아요. 에빌 우만 나라는 다른 도시도 많답니다. 저기 맛파이 시는 위에 높으신 사람들만 다 해쳐먹고 시민들은 발언권의 자유가 반쯤 박탈돼있답니다. 그래서 집에서 안 나오는 시민들도 많아요."

"아아..... 전 여행자인데 이제 어디로 가면 될 까요?"

"이요드 시, 아니면 노빅 시, 유씨로머 시도 괜찮아요."

"네. 이요드 시는 어디로 가면 되나요?"

"저쪽으로 가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 에빌 우만의 교육도시, 이요드 -

두번째 도시 이요드 시에 도착했다. 여긴 교육도시다. 대학교가 크게 나 있다. 인구는 200만명이 되는데 다 공부를 하는 건지 길거리에 시민은 몇 보이지 않았다.

길거리에 한 명이 서 있길래 말을 걸어 봤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혹시 학문에 관심 많으세요?"

"네...? 딱히 그런 건 아닌데... 전 여행자에요."

"아아.., 여행자면 노빅 시가 더 어울릴텐데. 여긴 죄다 범생이들만 모여서 여행자들을 위한 시설은 거의 없답니다."

"네. 그럼 어느 쪽으로 가면 되나요?"

"조금 멀 거에요. 저쪽이 정남쪽인데 저쪽으로 3km 가면 됩니다."

"네, 감사합니다."

꽤 친절했다. 그런데 여기도 내가 있을 곳은 아닌 것 같았다.

 

- 맛파이의 위성 도시, 노빅 -

노빅 시에 도착했다... 근데 맛파이 시와 가까웠다. 근데 인구는 140만으로 꽤 많았다. 여기도 길거리의 시민에게 말을 걸어봤지만 반응은 맛파이와 별 차이가 없었다. 맛파이 시와는 조금 다른게, 맛파이 시를 조금 비하하고 무시하는 현수막이 몇 장 걸려있었다. 위성도시이면서 주 도시를 까내리는 건 조금 모순이라고 생각됐다. 그래도 여기는 다르겠지 생각하고 시청에 가 봤다. 일은 하고 있지만 일거리가 없는 건지, 직원은 많은데 다 쉬고 있거나 몇은 집에 가 있고 없는 상태다. 여기도 있을 곳은 못 돼겠다 하면서 지도를 보고 혼자서 쿠가그 시로 가기로 했다.

 

- 엄청난 장벽, 쿠가그 -

쿠가그 시는 초입부터 들어가기가 힘들었다. 검문이 엄격했고, 또 들어갈 수 있는 사람도 몇 없었다. 도시를 둘러쌓은 장벽은 못해도 30m는 돼 보였다. 그 때, 도시에서 나오는 조금 어린 사람이 한 명 보였다. 슬픈 표정으로 나오길래 말을 걸어봤다.

"왜, 왜 나오는 거야?"

"욕했다고 추방당했어요.. 7년동안 못 들어간대요..."

"음...... 일단 알았는데 집을 떠나면 어디서 살려고?"

"레본 시로 갈 거에요."

"그래? 가까워?"

"멀진 않아요."

같이 가기로 했다.

 

- 문학을 쓰고 감상하자, 레본 -

아까 그 아이와 레본 시에 도착했다. 높은 건물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지만 사람은 많이 사는 지, 100만 인구를 소유하고 있단다. 근데 길거리에 나다니는 사람들은 적었다.

"여기는 사람들이 다 문학을 좋아해요. 이 도시에선 소설이 주류고, 다른 옆 마을에선 시, 수필도 쓰기도 해요."

"그렇구나.."

우선 하루가 거의 다 간 지라 여기서 하룻밤을 묵기로 했다.

"근데, 어디가니?"

"제 집이요."

"읭? 네 집은 쿠가그 시에 있잖아."

"여기에도 있어요. 같이 쉴래요?"

"어, 응..."

 

밤 사이 많은 얘기들을 나누고 다음 날이 됐다. 나는 그 아이와 작별하고 유씨로머 시에 갔다.

 

- 웃음 전도사, 유씨로머 -

유씨로머 시 초입부터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유씨로머 시의 시민들은 거의 다 웃고 있었다.

"저기, 왜 웃는 거에요?"

"저, 저기 고먐미 좀 봐 ㅋㅋㅋㅋㅋㅋㅋㅋ"

"어디.. 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웃길만한 사진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이 도시는 이 고먐미 사진 현수막 말고도 여러 웃길만한 사진들이 걸려있었다. 근데 몇 안 웃는 사람도 있었다. 불평불만이 많아보였다.

"근데 저기 저 분은 왜 안 웃는 거에요?"

"몰라 ㅋㅋㅋ 찐이거나 사회부적응자겠지 ㅋㅋㅋㅋㅋㅋㅋ"

웃는 건 좋지만 분위기가 너무 풀어져 있어서 다른 도시로 가기로 했다.

 

- 자유로운 도시, 이티초스 -

이티초스 시는 현수막이 매우 많이 걸려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끼리 논쟁이 매우 심했다. 간혹 물리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시민들도 몇 있었다. 그런데 경찰은 멀뚱히 보기만 한다.

"저, 저쪽에 싸움..났는데.."

"네? 그게 왜요?"

"제제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

"아하하핰, 이 분 뭘 모르시네. 이티초스 에선 시민의 자유를 보장합니다. 물론 저런 것 까지도요. 저흰 그냥 광고하는 사람만 잡습니다."

여긴 진짜 아니라고 생각됐다.

 

- 오락의 즐거움, 에마그 -

다음 도시는 에마그 시였다. 집에선 다들 컴퓨터로, 밖에서도 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었다. 도저히 뭔갈 물어볼 수는 없는 분위기다. 서점의 책들도 다 게임 얘기다. 현수막엔 게임 리뷰 같은 게 걸려있었다. 그렇지만 난 여기서 한가롭게 게임 얘기나 할 수는 없었으니까 다음 도시로 빨리 이동하기로 했다.

 

- 쥬퀘 -

근처엔 쥬퀘 시가 있었다. 여기선 사람들이 죄다 퀴즈만 낸다. 쉬운게 있길래 해봤다.

"[Q] 수소의 원소 기호는?"

"H."

"양준호 님 정답! 100원 획득!"

돈을 얻었다. 다른 것도 해보기로 했다.

"[Q] 1부터 1000까지 찍어!"

"엥?"

여긴 사람들이 꽤 있었다. 돈이 많이 걸렸나보다.

"437."

"179."

"120."

"268."

다 이러고 있었다.

"여기도 아닌가보다."

도시를 나왔다.

 

- 끝말잇기로 돈을 번다, 익키람퉥 -

마지막으로 익키람퉥 시에 도착했다. 여긴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끝말잇기만 하고 있었다. 나도 참가해봤다.

"거리."

"이리듐."

"듐칫."

"칫트."

"트리오."

말도 안되는 단어가 벌써 2개나 나왔다. 그냥 하지 말기로 했다.

 

 

 

에빌 우만 나라는 이러했다. 만약 나중에 다시 온다면 그냥 레본 시에서만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