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롭고 아름다운 날이었다.

-때르르르릉- -때르르르릉-

"아우우... 시끄러워..."

자명종이 시간에 맞춰 알람을 울렸고
엎드려서 자던 여자는 몸을 뒤척이며 자명종을 껐다.

그 여자의 이름은 '프슈 아울'이였다.

프슈는 5년전 자신을 학대하던 고아원에서 나와 어느 한 신사를 만나 지금까지 행복한 삶을 살아왔다.

고아원에서 지어주지않고 그저 괴물이라고 불러 지금은 그 신사가 지어준 이름으로 살고 있다.

저번에 프슈가 그에게 자신의 이름이 왜 프슈인지 묻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뭐... 네가 말한 이야기를 듣고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 생각나서 처음에는 프랑켄슈타인이라고 부를까 했는데 너무 길어서 프슈로 이름을 줄였지."

프슈는 뭔가 지은 과정이 형편없었다고 생각했지만 자신을 구해준 신사가 정한 이름이라 만족하며 살았다.

늘 그와 함께 살며 행복하고 즐겁게 살던 프슈에겐 오늘이 제일 기대하고 고대하던 날일 것이다.

프슈는 침대에서 일어나 가뿐하게 뛰어 내려왔다.

그녀는 오늘도 자신의 아빠처럼 움직였다는 것에 감탄을 하며 거울을 봤다.

긴 생머리의 금발, 한쪽은 하얗지만 다른 한쪽은 평범하게 갈색인 오드아이, 오똑한 코,  앙증 맞은 입술에 잡티도 하나도 없는 피부는 누가봐도 그녀의 외모는 독특하지만 매력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외모였다.

그걸 아는 그녀는 거울을 보며 생각했다.

'음, 오늘도 나는 예뻐.'

그렇게 프슈가 자신의 외모를 보며 자화자찬을 하고 있을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프슈, 오늘부터 학교간다면서 늦지 않게 일어난거 맞지?"

프슈는 문 밖에서 들린 남자의 목소리를 듣고 문을 열었다.

그리고 남자를 보며 웃었다.

"네, 아빠. 오늘은 일 없으신가보네요?"

프슈가 아빠라고 부르는 남자는 프슈보다 살짝 나이가 많아보였지만 그래도 젊은 사람처럼 보이는 외모를 가졌다.

그 남자의 이름은 '마르셴 아울'이었고 그는 종종 일이 있다고 하면서 소녀를 집에 혼자 두긴했지만 같이 있을때는 그 누구보다 자상했다.

고아원에서 학대를 받으며 지내던 프슈를 구해준 신사가 마르셴이었다.
그날 이후로 프슈는 마르셴을 따랐고 그를 따라하는 걸 좋아했다.

마르셴은 늘 자신을 보고 배우며 따라하던 프슈를 보고 프슈가 자신도 모르게 자신과 같은 길로 들어올까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프슈를 지난 3년간 공부 시키며 여러 시험에 합격하여 겨우 집 근처에 있던 학교에 보낼 수 있게 되었고 오늘 처음으로 학교를 가게 되었다.

프슈는 마르셴이 해주는 아침을 먹고 일어나 학교에 갔다.

그리고 마르셴은 프슈가 없어진 걸 확인하고 집에 있던 전화기를 열어 누군가에게 연락을 했다.

"아니 이게 누구야. 3년 동안 딸 공부 시키겠다고 우리쪽 연락을 많이 씹어먹은 마르솅 아니야?"

전화기에선 지친 듯이 말하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르셴은 그가 비꼬면서 하는 말에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아하하... 오랜만입니다. 휴스턴, 어떻게 잘 지내고 있었습니까."

"그래그래 잘 지냈지. 이제 와서 전화를 한걸 보니 자네도 그 소식을 들었나보군..."

"예... '백색 퀸' 진 이사벨라를 중심으로 '백색 체스'가 다시 움직인다고 들었습니다."

"그래, 그 미친년이 우리를 완전히 '체크메이트' 하려고 한다니까? '다이아J'인 자네도 알겠지만 우리 '흑색 체스'가 '백색 체스'에게 흡수 되면 '트럼프'인 자네들도 위험해 지는거야."

"그러한 일때문에 '다이아'내부에서는 회의가 끝냈습니다. 저희 '트럼프' 중 '다이아'가 '흑색 체스'를 돕기로 결정을 내렸죠. 다른 곳은 나중에 확인 후 알려드리겠습니다."

휴스턴은 기쁜 듯이 조금 살아돌아온 듯한 목소리로 반응을 보였다.

"오오... '다이아'가 도와준다라... 그거 참 다행이로군... 근데 자네 그 소식은 못 들었나?"

"무슨 소식 말입니까?"

"음... 이건 우리 구역에서만 들려온 모양인가 보네. '바람'이 다시 나타났다는 소식 말이야. 정말로 못 들어본 거야?"

"예? '바람'이요?"

"그래 '바람', 자네가 예전에 '트럼프'에 들어가기 전에 썼던 이름이 '바람' 아니였나?"

"네... 그렇긴한데... 일단 저는 아닙니다. 프슈를 데리고 온 그날 써먹는 이후로 단 한번도 '바람'으로 활동은..."

"알지. 자네가 '트럼프'로서 활동 할때만 '바람'이 나타났고 게다가 여자라는 것까지 확인 했으니말이야. 게다가 범죄자를 잡는데 도움을 준다더라고......"

마르셴은 문득 자신의 딸인 프슈가 생각났다

왜냐하면 그녀가 자신이 싸우는 모습을 좋아하기도 했고 또 프슈가 조르고 졸라 2년 전부터 그녀에게 자신이 싸울 때 주로 쓰는 기술을 알려줬기 때문이다.

적게 알려주었지만 프슈가 흡수하는 게 빠르고 응용력도 좋아서 그녀가 활동을 한다면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다.

아직 그녀가 제대로 싸우는 모습을 본적이 없어서 마르셴은 믿기 힘들지만 그래도 의심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아무튼 그래서 말인데 마르솅."

휴스턴의 말에 마르셴은 놀라며 대답했다.

"아! 네네..."

"자네 딸에게 조심하라고 전해주게. 굳이 바람에 휩쓸려 다치면 안되지않나."

"아... 네, 알겠습니다. 그럼 휴스턴, 편안한 아침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알겠네. '흑색 룩'으로서 명예를 지킬테니 자네도 꼭 '다이아 J'다운 명예를 지키길 바란다."

"네, '체스'에게 영광을"

"그래, '트럼프'에게 영광을"

마르셴은 전화기를 닫았다.

혹여나 정말로 자신의 딸인 프슈가 '바람'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활동을 하는건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
.
.

시간이 지나고 프슈는 울상을 지으며 집으로 가고 있었다.

책이나 신문에서 본 우아하고 사교적인 학교의 모습과는 다르게 조용하고 눈치만 보고 집에서 독학했을 때보다 이해하기 힘든 수업으로 인하여 크게 실망하여 약간 우중충한 기분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때 프슈가 지나가던 골목길에서 맞는 소리가 들려왔다.

프슈가 보기에 자신보다 나이가 한참 많아보이는 4명이서 성인 하나를 발길질하고 밟는 걸 보았고 프슈는 그걸 보며 자연스레 '체스'에게 전화를 걸었다.

자신이 서있는 길은 '트럼프'가 관리하는 구역이었으나 지금 4명이서 때리고 있는 골목은 '체스'의 구역이었기 때문이다.

"예, 무슨 일 있으십니까. '트럼프' 관리 구역에서 전화를 거는 건 처음 아니십니까."

전화를 받은 사람은 프슈가 전화하는 게 익숙한듯이 단도진입적으로 말했다.

프슈도 그 사람 못지않게 자연스레 대답했다.

"네, 항의 좀 하려고요. 골목을 어떻게 관리 하길래 패거리로 다니면서 사람을 패는 애들이 있는거에요."

"아, 확인해보니 정말로 당신의 옆에 있는 저희 '체스'구역에 누가 맞고 있군요. 이런, 조심하시는게 좋을겁니다. '트럼프'구역으로 넘어가면 저희가 손을 못쓰거든요."

"그게 무슨 소리에요?"

"그들이 당신에게 가고 있습니다."

프슈가 옆을 보니 실제로 4명 중 2명이 프슈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야 거기 경찰한테 신고했냐?"

"누가 요즘 경찰을 믿냐? 돈만 주면 풀어주는 것들인데 ㅋㅋㅋ '체스'나 '트럼프'같은 마피아들이겠지."

"ㅋㅋㅋ 그렇겠구만 야! 예의도 없이 우리 송곳파를 보고도 인사를 안하냐! 이리와서 좀 맞자!"

남자 하나와 여자 하나가 웃으면서 남자는 왼손에 여자는 오른손에 낀 너클을 보여주며 프슈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위협하면서 점점 다가오는 둘을 보며 프슈는 기회라고 생각하여 왼손으로 허리띠에 달려있던 단검을 뽑아 반바퀴를 돌려 역수로 잡았다.

그리고 허리를 살짝 숙이고 양팔을 머리 가까이에 올려 방어 자세를 취하면서 그들을 째려봤다.

"얼씨구? 그거 뭐야. 칼이야?"

"아이고 무서워라~ 누가 보면 우리가 널 죽이는 줄 알겠다. 으응?"

프슈는 뒤로 조금씩 걸으며 둘과 거리를 두면서 둘에게 말했다.

"덤빌거면 한번에 덤벼. '트럼프'구역은 이런 사소한 마찰 정도는 넘어가잖아?"

"오냐 바라는 대로 해주지!"

남자는 곧바로 프슈에게 달려들었다.

프슈는 오른손으로 남자가 지른 왼손을 잡았다.

너클의 끝이 뭉툭하게 생겨 직방으로 맞아도 될 것만 같아 막았는데 송곳으로 찌르는 고통이 느껴졌다.

"끄윽... 이거 너클 맞아?"

"송곳파에서 준건데 아프지!"

"송곳파인가 송곳니인가 그딴건 관심 없어!"

프슈는 남자의 왼손을 꽉잡고 뛰어올라 그의 팔에 올라탔다.

뛰어오르는 동안에 프슈의 손바닥 살이 뭉개지고 뜯겨 아팠지만 지금은 제압하고 이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애써 참았다.

프슈는 자기때문에 중심을 잡지 못하는 남자가 넘어지는 동안 자신이 왼손으로 들고 있었던 단검으로 남자의 왼팔에 여러번 내려찍었다.

"끄아아악!!"

남자는 넘어지면서도 느껴진 고통을 느끼며 쓰러졌고 프슈는 남자를 확인사살하는 것처럼 거리낌없이 남자의 등과 오른쪽 어깨를 단검으로 여러번 내려찍었다.

"그만... 그만!!! 항복!!! 때려서 미안하다 그러니까..."

프슈는 남자의 말을 듣고 찌르는 것을 그만 두었다.

그러나

퍽 하는 소리와 함께 프슈는 아까 남자와 함께 걸어오던 여자에게 오른뺨을 맞고 날라갔다.

단거리였지만 조금 긴 거리를 바닥에 긁혀 왼쪽 어깨와 오른뺨에서 피가 나고 있었다.

"으윽..."

여자는 남자를 일으켜 세우고 남자와 함께 프슈에게 다가왔다.

둘은 아까 넷이서 한 사람을 발길질을 하고 밟은 것처럼 프슈에게도 같은 짓을 했다.

"이... 시발... 개같은 년이... 잡기술을 쓰고 지랄이야!"

"이런 쥐새끼들도 학교를 가는데 아... 생각만 해도 빡치네~ 넌 그냥 죽어."

프슈는 밟히는 것쯤은 고아원에서도 많이 겪어서 별로 아프지않았다.

지금은 그저 방심해서 맞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다음번에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대응을 할지 머리 속에서 과정을 여러번 반복하며 굴리고 있었다.

고통은 뒷전이었고 지금은 아픈 것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 찌익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남자는 무언가에 맞은 듯이 말했다.

"아이씨... 기분 나쁘게시리... 어떤 놈이 물을 뿌리고 난리야..."

남자가 그런 말을 하자 남자의 옆에서 웃는 어린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하하! 그거 물이 아니고 염산인데 빨리 안닦으면 고생한다~"

프슈는 목소리가 난 곳을 봤다.

그곳엔 보안경을 끼고 흰 실험실용 가운을 입은 여자가 플라스틱 물총을 남자와 남자의 옆에 있던 여자를 이리저리 겨누고 있었다.

"내가 마음씨가 착해서말이야. 1시간 뒤에 효력이 발동되는 염산을 뿌렸어. 그러니까 빨리 가서 닦아내는게 좋을 거야."

"뭣... 염... 염산?"

"야야 빨리 가자 큰일 나겠어."

"쳇, 너네 코르미네 학교 애들이지? 딱 기다려... 송곳파에게 말해서 너네 죽여버릴거야."

그렇게 프슈를 때리던 남자와 여자는 도망갔고
물총을 들고 있던 여자는 프슈에게 다가와 프슈를 하늘을 보게 눕히며 말했다.

"이야~ 너 되게 잔인하게 싸우더라~ 난 그렇게 못하겠던데..."

프슈는 숨을 고르며 여자를 보고 말했다.

"너... 걔 맞지... 얀 이사벨라..."

"오~ 너 뭐야? 내가 학교에서 잠깐 말한거도 기억을 해?"

"나는... 어느정도 기억력이 좋...아서 말이야..."

"아이고... 너 되게 아프구나? 병원까지 데려다 줄게."

얀은 웃으면서 프슈를 업었고
프슈는 얀의 등에서 정신을 잃었다.

.
.
.

프슈가 눈을 뜨니 자신의 방에 있었다.

"여...긴 내 방인데...?"

"어...음... 일어났구나 프슈..."

프슈는 옆에서 엎드려 자다 일어난 마르셴과 근처에 구급상자와 이것저것 꺼내져 있는 것을 보고 그에게 물었다.

"아빠... 저를 치료해주신거에요?"

"응... 그치. 아무래도 내가 직업 상 병원을 오고 갈수 없어서... 미안하네."

"괜찮아요. 근데 아빠 오늘은 일 안하셔도 되요?"

"응, 당분간 너를 지키면서 쉬려고..."

"괜찮은데..."

마르셴은 머리를 숙여 침대에 대고 말했다.

"프슈... 하나만 묻자."

"네, 뭔데요?"

"진짜로 미안한데 너, '바람' 아니지? 아니라고 해줘..."

프슈는 어두워 안보이는 방에 애석하게도 달빛이 자신과 마르셴을 비추는 것 같았다.

달빛으로 보이는 마르셴의 모습은 프슈가 보기에도 제 딸이 '바람'이 아니길 바라는 것 같았고 침대에 막혀 잘 들리지않은 소리도 일부러 아니길 바라며 약하게 들리도록 한 것 같았다.

프슈는 올 것이 왔다고 생각하여 조심히 조용하게 말했다.

"네... 저 맞아요...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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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또 이어서 쓰게 되었습니다.
이러면 안될텐데 말입니다.
그래도 이건 전투묘사를 위해 쓰는거라 짧게 쓰고 끝낸 뒤 쓰던걸 마저 쓰려고 합니다.

쓰면서 약간 무리겠다싶었던 부분도 있었는데 그게 설명이 부족해 더 넣다가 억지로 넣은 부분이 있는거같아서 그렇습니다.
그런 부분은 앞으로 고쳐나갈 예정이니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이상 잡담은 끝이고
이해가 안되는 내용, 오타, 어색한 문장구조, 맞춤법 문제등을 지적해주신다면 고맙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