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지면 찾아와 

감긴 눈에 머물다

보고싶어 눈뜨면

사라지는 그대여


먼 하늘에 달빛이

젖힌 창에 바람이

베갯잎에 물기가

서럽도록 맺히고


머리맡의 물잔엔

작은 방이 비친다

불이 꺼진 방 안에

네 모습만 차있다


어둠뿐인 눈 앞에

꿈결같이 머물고

곧 매마를 잔 안에

물결처럼 흐르는


여기 있는 그대여

나 떠나간 그대여

멀리 있을 그대여

다시 안 올 그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