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이 돌 이쁘지 않아요? 길가다가 주웠어"

딸이 나에게 둥그면서 말랑말랑한 걸 주었다.

"이건 꼭 누군가 떨어뜨린 젤리같구나"

"그런가..? 내 눈엔 돌 같은데. 말랑말랑해도 둥글고 부드럽고 하얗고 이쁘잖아요"

"그래, 그렇구나. 그럼 이제 그걸 보물상자에 넣을거야?"

"아뇨, 저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에게 줄거에요. 그리고 그 사람에게서 2개를 더 받을꺼에요"

"너, 어린 나이에 벌써 돈 벌 궁리를 하기 시작했구나. 귀엽다 우리 딸 하 하 하"

"아빠, 그럼 저 또 나갔다 올께요"

저녁을 먹을 시간이 다 되도록 딸이 들어오지 않았다. 난 여러 생각이 한꺼번에 들어서 재빨리 딸이 있을 만한 곳을 뒤졌다. 

없었다...
일단 경찰에게 연락을 해야했다.
주머니에 손을 넣었는데 
아차, 내가 폰을 두고 왔구나...
난 재빨리 집으로 왔다.

딸이 있었다...
너무 놀라면서도 허망해서 힘이 빠진 목소리로 딸에게 물었다.
"어디갔다 왔어, 딸?"

"저 놀이터에 갔다왔어요"

"아... 언제 왔니?"

"한 10분 전에요?"

"그래, 어서 밥 먹자"

딸과  같이 밥을 먹던 중, 갑자기 그 애가 호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그 말랑말랑한 것들을 3개나 더 들고 왔다.
난 그걸 보고 욱이 치밀어서 딸에게 소리쳤다.

"넌 이딴거 모을려고 아빠를 놀라게 했어? 도대체 정신이 있는거야 없는거야?"

딸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내가 너무 화났다는 걸 알았다.

"딸아, 미안하다.. 내가 널 놀라게 했구나"
"흑.. 흑.. 아니에요. 전 아빠가 좋아서, 아빠를 위해서 그랬던건데 죄송해요... 이제 아빠 말 잘 들을께요..

그리고


사랑해요..."

난 딸을 달래주었다.

딸을 찾느라 진이 빠졌는지 난 먼저 잠이 들었다.

하아암..

어? 뭐야?

팔과 다리가 침대에 묶여져있었다. 그리고 내 눈이 따끔거렸다. 아니. 엄청 아팠다. 내 눈을 만지고 싶어 안간힘을 써봤지만 풀리지 않았다.

"아빠 사랑해요!"

딸이다. 아니, 잠깐만 서프라이즌가? 아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분명 안대가 없는데 앞이 보이지 않았고, 내 눈은 아파오고.. 설마 내 눈이.. 그럴리 없다. 빨리 내 눈을 만지고 싶었다. 잠깐 눈이 안떠진다. 아니 안깜긴다? 뭐야

"딸아, 이 침대에 있는 것 좀  풀어줄래? 착하지? 우리 딸?"

"아빠 전 아빠를 너무 사랑했어요
아빠가 매일 아침엔 저를 토닥거려주시고
밤마다 신기한 걸 보여 주셨어요
아빠 이제 저가 아빠를 사랑해 드릴께요
아빠가 저에게 사랑을 주신 만큼
듬뿍이요"

난 눈을 떴다. 꿈이 었다. 내 눈은 멀쩡했다.
그런데 나의 하반신에 이상함을 느꼈다.
무언가 없었고, 그것의 고통은 극에 달했다.
그 느낌은 진짜 였다.
난 무릎을 꿇었다
내 앞엔 딸이 엎드려있었다.
붉은 잠옷을 입은 채로

내가 그녀의 사랑을 획득함으로써 잃게 된 것이 많았다.
나를 잃었고, 나의 밑부분을 잃었고, 남은 시간을 잃었다.
나의 딸은 정말 나에게서 둥글고 흰 돌을 가져간 것이다.
그녀는 그 2개의 돌을 들고 땅 밑 속으로 들어갔다.
아마 밑에서도 나를 끝까지 기억하리라....


이 모든 것은 내가 잠든 날, 아니 새벽에 깨어났을지도 모르는 그 시간에 일어났다. 기억나지 않는 그 무언가가 나와 딸의 인생을 사라지게 했다.

에에에에엥 에에에에엥


경찰입니다. 당신을 체포하겠습니다. 당신은 변호사를 서임할 권리가 있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