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4년 5월 12일, 운현궁

광화제의 승하 이후, 이우는 큰 충격에 빠졌다. 평생 존경하고 의지해왔던 아버지를 한순간에 잃었고, 사랑하는 어머니마저 결국 의식이 회복되지 않았다.  보통사람이라면 당장 미치고도 남을 일이였다. 지금 이우는 운현궁에서 홀로 흐느끼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전하, 황태자비께서 오셨사옵니다.''

''들어오라 하라.''

이우가 힘없이 말하자 혜윤이 들어왔다. 그리고 이우의 옆에 앉더니 이우에게 말했다.

''전하, 이제 기운네시어요. 너무 걱정됩니다.''

''너무 후회되오. 그동안 제대로 챙겨드리지도 못 하였거늘 이렇게 빨리.....'''

이우가 또다시 흐느꼈다. 신혜윤도 같이 눈물을 흘렸다 .그녀도 부모를 잃었기에 그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했다. 그리고 신혜윤이 입을 열었다.

''전하, 지금 이 제국의 만 백성이 전하만 바라보고 있사옵니다. 전하깨서 이리 계시면, 백성들을 누굴 의지해야 됩니까? 빨리 기운을 차리십시요. 그래야 하늘에 계신 선황제깨서도 편히  잠드실 것입니다.''

신혜윤의 말에 뭔가 느낀바가 있었는지 이우는 갑자기 일어섰다. 그리고 말했다.

''난 결심했소. 지금부터, 선황제폐하 못지 않은, 아니 그 이상의 황제가 되겠다고 말이요. 결코 우리 선조들이, 우리 백성들이 피땀흘려 세운 이 제국을 일으켜 세우리라고. 정말 고맙소, 부인. 부인덕분에 많은걸 깨달았소.''

''아니옵니다, 전하. 이 모든건 전하깨서 스스로 결정하신 일입니다. 전 그저 전하깨서 잘 해내시길 바랄 뿐입니다.''

혜윤이 빙그레 웃으며 답했다. 이우도 씨익 웃었다.

1934년 5월 20일, 한성 대광장

엄청난 인파가 광장에 모여드렀다. 오늘 새로운 황제의 즉위식이 있다. 곧이어 예복을 입은 이우가 단상 위로 올라왔다. 그리고 즉위식을 시작했다.

''대한제국 만민 여러분! 우리는 그동안 수많은 일들을 겪었습니다. 중국의 침공을 받고, 일본과의 전쟁에서 많은 목숨을 잃었으며, 러시아의 야욕으로 인해 큰 위기가 닥쳤습니다. 며칠전 저의 부친 광화제 선황제폐하와 모친 해영황후깨서 승하하셨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모든것을 버텨냈습니다. 그리고 강해졌습니다. 저는 우리 한국의 아름다운 강산을, 만 백성이 오래전부터 피땀으로 일궈온 이 나라를 외적에게 빼앗길수 없습니다! 반드시 선황제폐하의 유지를 받들어 나의, 우리의 조국이 아시아의,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서도록 제 혼을 바칠것을 다짐합니다!''

연설이 끝나자 광장은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그러나 잠시 뒤, 우뢰와 같은 함성과 박수소리가 울려퍼졌다. 개중에는 눈물을 흘리는 자도 있었다.

''황제폐하 만세! 대한제국 만세!''

''황제폐하 만세! 만세! 만만세!''

이로써 대한제국의 제 4대황제 이우가 즉위했다. 연호는 흥한이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