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자해와 폭력에 대한 묘사를 하고 있습니다. 트라우마가 있으신 분은 뒤로가기를 누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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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빛은 하나의 상처이다.



고독하게 앉아 있는 나에게

가차 없이 쏟아 내리는 스포트라이트

온 세상의 주목은 또 하나의 상처가 된다.



모두가 나에게 따뜻한 관심을 준다.

괜찮니, 아프진 않니

밥은 먹고 다니니, 따뜻하게 입어라



전부 위선이고, 기만이고, 극악이다.

그렇게 걱정이 된다면, 내 몸이 걸레가 되기 전에 신경이나 써주지 그랬나



이미 나에게 당신들의 눈길은

내 살을 파고드는 또 하나의 상처이며

내 삶을 후벼파는 또 하나의 폭력이다.



그저 더러울 뿐이다.

이미 세상이 훑고간 나의 몸뚱이는

이것밖에 가진 것이 없는 나에게서

하나 남은 내 재산을 빼앗으려 한다.



나는 나를 사랑할 수 없다.

이미 많은 것을 떠나보낸 나이기에

나는 마지막 남은 나 마저도 사랑할 수 없다.



내가 가장 바라는 것은

당신들의 관심도, 걱정도 아닌



오롯이 혼자서, 아무도 나를 괴롭히지 않는

침묵의 처형장에서 홀로 외로이 스러지는 것이다.



당신들의 존재가 이미 나에게는

입맛을 다시며 나를 보는 맹수와도 같으니



불안감에 몸서리친 나는 또 하나의 흉터를

하나 남은 나의 몸뚱이에 그려나간다.



너희들의 온기 섞인 목소리는

나에게 사형을 선고하는 외침과도 같다.



그대들은 검사요, 판사요, 집행인이며

세상이라는 감옥의 간수들이다.

죄수는 오직 나 하나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무것도 가진게 없기에

내가 할 수 있는 단 한 가지



유일하게 남아준 나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

유일한 구원

유일한 자유의지



유일하지 않은, 나에게 주는 폭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