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잔류한 향수를 살피는 망량들이 하나둘씩 자리 잡을 때

그는 어느 비좁은 벤치에 앉아 지치고 퇴색된 활자같은 거품들을 들이마신다

너무 낡아서 탈 수 조차 없는 저 자전거들을 동경하듯 거품들을 마시자,

그 거리가 농무에게 작별의 키스를 하며 구식 전등이 켜진다

이 거리에는 반가운 국면, 얇고 빳빳한 신문이 어느 자전거를 탄 소년이 배달되어 와

공멸해 버린 사사로운 기쁨을 폐에 불어넣는다

그는 한껏 그곳의 만경을 맛본다.


그의 혀에서 농익은 해의 달콤한 유희가 멀어질 때

그는 페인트가 벗겨져 나간 벤치에서 천근만근한 몸을 뗀다

저기 저 작은 상자에서 나오는 시끄러운 새 자전거 광고를 편광처럼 바라보자,

농무가 감싼 거리가 그를 애수에 찬 눈빛으로 바라본다

그는 거리에게 달콤한 두 바다의 물을 주고자 했지만

거리는 그에게 싱그럽고 상큼한 미소 한 번 지어주었다

그는 양껏 그 거리의 미소를 곱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