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친일이 진보적이라고 본다. 일본에 대하여 보수적 입장을 견지하는 한국 사회에서 친일은 새롭게 생겨난 정치적 입장이니까.


일본에 대한 나의 스탠스는 '친일'이다. 친미, 친북 등이 있듯 나는 일본과 잘 지내야 한다고 보는 사람이다. 이런 입장을 지닌 사람들이 과거에 비해 정말 많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데, 그만큼 사회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겠지. 그런데 과거의 친일은 보통 보수 우파의 산물이었다. 친일 자체가 급진적인지, 아니면 그저 뇌 없는 망상인지의 대한 건 유보하고, 한국의 진보 진영에서 친일은 금기시 되는, 심지어 볼드모트의 이름을 함부로 불러서는 아니 되는 것 정도였다. 심지어 의석수가 6석에 달하는 정의당의 경우는 반미, 반일이라는 슬로건을 대놓고 내세우고 있고 말이다. 한때 나도 꼬박꼬박 당비 내는 정의당 당원이었지만.


그 전에 개념에 대한 구분이 필요하다. 대개 많은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끼는 친일과 친북은 매국노와 종북과는 엄연히 다른 것이다. 엄연히. 멸공 정신이 그 누구보다도 투철한 나도 친북은 한국의 국제 관계에서 있어서 중요하다고 보는 사람이다. 가끔 설사 똥을 싸다가 벽에 칠해 싸서 그렇지. 일뽕 좀비들도 그렇고.



뭐, 위와 같은 것이라고 보면 된다.


내가 친일의 스탠스에 서게 된 것은 마치 개화기의 김홍집이나 김옥균의 심정이라고 해야 하는듯싶다. 일본에 대한 열등감에 사로잡혀, 자신을 되돌아보지 못하고 조선 멸망이라는 우를 범했던 한심한 조선인들의 씹선비적 기질은 지금도 유효하고,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게 큰 문제다. 심지어 관제 반일 선동으로 중공에나 있을법한 극단적 민족주의를 촉발시켜, 국가 간의 협약을 일방적으로 모조리 깨버리는 것으로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외교적 고립을 초래한 문재인은 쌍욕을 먹어야 마땅하고 말이다.


그런데 이런 반일은 한국 사회에서 일본에 대한 가장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접근법 중 하나다. 이는 진보적 개혁을 부르짖는 좌파 진영에서 더욱 두드러지는데, 좌익 진영의 그런 반일 스탠스가 단지 좌익의 가치를 대변하기 때문에 반일 자체도 진보가 된다 쳐버리면, 큰 무리가 있다고 본다. 따라서 반일이라는 지배적인 사상에서 벗어나, 일본과의 우호적 관계를 쌓아 국가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친일은 한국 사회 자체에서 보면 굉장히 진보적인 것이다. 이런 진보적인 생각이 보수 우익 내에서 거론된다 해도, 이 자체가 또 보수라고 할 수도 없지 않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