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문화 채널

'여전히 기획사의 힘이 강한가요?'


일단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일본에선 한국이 '연예계'라고 부르는 그것을 '예능계'라고 부름. 그래서 연예인도 예능인이고, 연예 기획사는 예능 사무소라 부름. 이 시리즈는 일본 문화 채널에서 연재하는 거니 일본의 용어를 그대로 쓰겠음.


그 이유는 일본 예능계의 환경상, 여전히 '사무소 푸쉬'가 예능인으로 뜨는 데 있어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임. 한국의 경우 1990년대의 먼치킨이었던 서태지의 자체 기획사 설립이라던가, 2010년대 들어서의 뉴미디어 발달(sns나 유튜브 같은 것)들로 인해 기존 연예계가 뒤틀리는 일이 여럿 있다 보니 기획사가 연예인으로 뜨는 데 그렇게까지 큰 영향력을 미치지는 못하지만 일본에서는, 과거부터 있었던 사무소와 방송국의 유착관계가 끈끈하고, 그게 지금까지 큰 부침 없이 이어져오다 보니 여전히 사무소의 힘이 굉장히 강하기 때문임.


그래서 일본 예능인들은 사무소를 웬만해선 잘 안 바꿈.(물론 그럴 힘이 없는 중소 기획사라면 상대적으로 옮기는 경우가 잦음.) 이 과정에서 잘못 되면 기존 사무소가 활동을 방해할 수도 있기 때문임. 그래서 노넨 레나(논) 같이 사무소 정치싸움에 밀려서(정확히는 노넨 레나를 발굴했던 사무소 내 세력이 정치 싸움에서 밀린 케이스) 사무소를 나온 뒤 방송 활동이 끊겨버리거나, 니시우치 마리야 같이 사무소 사장과 대판 싸우고 나오는 바람에 방송 활동이 끊겨버리는 케이스도 있고, 전직 SMAP 멤버 3명이 사무소를 나온 이후로 기존 사무소의 견제로 지방 방송에만 겨우겨우 나오는 정도인 상황 등이 펼쳐지고 있음.


이게 '방송에 나온다/나오지 못한다'는 개념이기 때문에 그나마 연극이나 뮤지컬 쪽에서 활동하는 배우들의 경우에는 방송에 나오는 게 주력이 아니기 때문에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고, 군소 사무소나 개인 사무소 소속인 경우도 많음. 다만, 그런 배우들이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려면 결국 이걸 꽂아줄 사무소가 있어야 되고, 그렇게 되면 좋든 싫든 사무소에 들어가야 되지만...


여기서 딱 하나 예외인 분야가 있긴 함. 바로 성우 계열. 이 쪽은 연차가 쌓였거나 인기가 많은 성우들이 따로 개인 사무소를 차려 나가거나, 프리랜서로 일하는 경우가 많음. 유난히 성우계에서만 이런 이유는 성우계가 여러모로 다른 예능계와는 다르게 발전해왔기 때문인데 이걸 말하려면 좀 복잡하고, 관련 지식도 많지 않아서 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