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본은 패망했는가

[2편-잘못 끼워진 첫 단추]


1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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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충분히 자신들이 진주만을 먼저 쓸어버리면 여러 동맹국들의 지원으로 이길 수 있다는 판단 하에 미국을 공격하였다.

이때 문득 떠오른 의문이 있었으니,

"진주만을 어떻게 공격할 것인가?"


진주망 공격이 효과가 있으려면 기습, 그것도 역사상 전례가 없을 만큼 완벽한 기습이어야만 했다. 그런데 도저히 기존의 전술로는 이가 불가능했다.

이때 홀연히 나타난 한 사나이가 바로 그 유명한 연합함대 사령장관 야마모토 이소로쿠 제독이다.


「연합함대 사령장관 야마모토 이소로쿠」


야마모토 제독이 내놓은 묘수가 바로 항공 공습이었다. 그는 진주만 전체를 항공기로 공습해 날려버리자는 제안을 한다. 작년인 1940년에 영국군은 구식 복엽기인 소드피쉬 뇌격기에 어뢰를 달아 이탈리아 해군의 주 군항인 타란토의 이탈리아 함대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린 적이 있다.


「소드피쉬 뇌격기와 타란토 항 공습 항공사진」


야마모토 제독은 야심차게 제안했으나 그의 제안은 쉽게 반박당한다. 당시 팽배해 있던 거함거포주의에 찌든 고위 장성들이 고작 항공기 따위로 뭘 할수 있겠냐며 면박을 주었기 때문. 그러나 계속된 설득 끝에 그는 자신의 직위를 걸고 작전을 승인받는다.



「일본 제 1항공함대 소속 항모 쇼카쿠」

그런데 일본에겐 그럴 힘이 있었다. 연합함대의 주력 제 1항공함대는 아카키, 카가, 소류, 히류, 쇼카쿠, 즈이카쿠 6척의 항모와 수백대의 함재기를 가진 당대 최강의 해군 부대였다. 그러나 이렇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된건 아니었다.

일본에서 하와이까진 5000km가 넘는다. 이동안 들키지 않고 가야 했다. 사실 미국 또한 이 때문에 진주만은 안전하다고 봤는데 '일본은 항상 기습을 때린다. 그럼 5000km짜리 기습은 없으니 진주만은 아니다.' 라고 생각했던 것. 그러나 일본 해군은 12월엔 북위 40도 이북 바다는 너무 험해 배가 다니지 않는단 걸 알아냈고 북위 40도 북쪽 바다로 가기로 결정한다. 유사시를 대비해 가는도중 만난 모든 배는 종류불문 격침하라고 명령한다.

그렇게 제1항공함대는 무사히 진주만까지 도착, 알려진 대로 미군 태평양 함대를 묵사발을 낸다. 이때 미군 피해는 다음과 같았다.

-침몰:전함 오클라호마,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웨스트버지니아, 기뢰부설함 오글라라, 표적함 유타
-파손:전함 네바다, 펜실베이니아, 테네시, 메릴랜드, 경순양함 롤리, 호놀룰루, 헬레나, 구축함 캐신, 쇼, 다운스, 공작함 베스탈, 수상기모함 커티스

미 태평양 함대는 전함을 모두 손실했다. 이로써 미 태평양 함대는 한쪽 팔이 잘린 모양새가 됬다. 그러나 이때 일본군은 몇가지 실수를 범한다.

1.항모 파괴 실패
진주만을 공격할 때 야마모토 제독은 '항모부터 파괴할 것'이라고 지시한다. 그러나 정작 항모는 모두 살아남았다. 이때문에 진주만 공습은 전략적 실패로 평가가 된다. 그러나 사실 이는 운이 없는 것이 가까웠다.
진주만에 배치된 항모는 3척이었으나 이날 진주만엔 항모가 1척도 없었다. CV-2 렉싱턴은 미드웨이 섬에 항공기 배달을 가는 중이었고, CV-3 새러토가는 시애틀에서 수리를 받고 있었다. 그리고 CV-6 엔터프라이즈는 공습 당일 오전 입항할 예정이었는데 기상악화로 하루 늦게 입항하게 된 것. 

 「CV-6 USS 엔터프라이즈」
엔터프라이즈는 사실 역사에 남을 행운함으로 이후에도 각종 공격과 위험을 피해가는 행운을 맞는다. 어쨌든 미 해군의 항모는 모두 살아남았고 미 해군은 이를 바탕으로 반격작전을 구상한다.

2.시설 파괴 실패
함대는 청소했지만, 정작 일본 해군은 수리 시설, 유류저장고 등은 그대로 남겨 둔다. 사실 1, 2차 공격대가 복귀 후 항만시설이 멀쩡하니 공격하자고 보고했지만 현장사령관 나구모 주이치 제독이 기각한다.

「나구모 주이치 제독」
수리시설이 있으면 격침된 배도 인양, 수리할 수 있었고, 유류저장고를 터트리면 그나마 남은 작은 배도 움지기지 못하게 할 수 있었다. 이는 오랬동안 나구모의 길이남을 병크로 기록되나 사실 엄밀히 말해 이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일본의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진주만 공습 시 항모 2척 손실, 2척 대파의 피해가 예상되었다. 그러나 지금껏 기체 29기만 잃는 대승을 거둔 상태다. 게다가 3번째 부대가 가면 해질녘에 귀환해 착함의 위험도 높고 기습효과도 사라질 것이었다. 또 자욱한 연기로 명중률도 떨어질 것이었다(은근 크게 작용함).
그래서 나구모는 크게 효과가 없을 거라 판단, 3차공격 취소 후 함대를 물렸다. 현장 지휘관으로서는 나쁘지않은 선택이었지만 결과론적으로 일본의 패망에 크게 일조한다.

그러나 설령 진주만이 지구에서 사라졌다고 해도 일본이 이길 일은 없었다. 
천조 원이 하루아침에 생긴 건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