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교육쪽에서는 '메타인지' 라고 해서
'학습자가 자신의 인지 과정을 곱씹어보면서 성찰하는 과정'을 꽤나 중요하게 다루고 있어요.
메타인지를 잘 활용하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 사이에 학습 효율이 다르거든요.

성취도 격차도 상당하구요.
시험 때문에 정리하면서 공부하는 내용인데, 혹시 평소에 공부에 있어서 다소 헤매는 부분이 있다면 이러한 부분을 스스로 점검해보시면 좋지 않을까 해서 공부도 할겸 올려봅니다.


1. 자기 개념

self concept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자기가 자신에 대해 갖고 있는 총체적 지식구조' 인데 그냥 한마디로 내가 날 어떻게 생각하냐?입니다.
만약에 내가 나를 '나는 과학은 좀 잘하는디 영어는 못해.'라고 생각한다면
실제 그런지 여부와는 별개로 학습 성과도 '과학은 우수, 영어는 미흡' 이렇게 뜬다는 개념입니다.
생각보다 어어어어엄청 중요한 요소입니다. 사람은 대부분 자기 개념과 일치하는 방식으로 행동하거든요.
그러니 물리챈 여러분들은 공부하다 막히는 부분이 있어도 함부로 '나는 빡머가리야.' '나는 이거 못해' 라는 말을 내뱉지 않으시는 편이 좋을 것 같아요. 일단 말을 내뱉고 나면 스스로 진짜 그렇게 믿어버리게 되거든요.

실제로 빡대가리가 아닐 확률이 큽니다. 그냥 공부 과정에 일시적으로 느끼는 좌절감 때문에 너무너무 소중한 자기 개념을 손상하지 맙시다. 말이라는게 생각보다 힘이 강력해요.
차라리 '나는 존나 천재다!'가 낫지 않겠습니까? ㅎㅎㅎㅎㅎㅎ



2. 욕구 위계 이론

매슬로의 욕구 위계 이론인데 작년에 교수님이 이게 전세계 논문 인용지수 1위라고 그랬던 것 같네요....
아마 많이들 아실 것 같습니다.
[생리적 욕구 -> 안전 욕구 -> 소속과 사랑 -> 존중 -> 성장 욕구] 순으로 하위 욕구가 채워지지 않으면 상위 욕구가 출현하지 않는다는 그런 말입니다.

공부하다가 다 던져버리고 싶은 우울증이 오셨다면 한번쯤 점검해볼만합니다.

실제로 내가 빡머갈이고 의지가 없어서 공부를 못하는 게 아니라, 안전 욕구나 소속과 사랑 욕구(한국에서 20대 공부하는 사람에게 결핍되는 주요한 욕구라고 생각해요.)가 충족이 안 되가지고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 돌아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3. 자기 결정 이론

학습의 내적 동기를 유발하려면 '자율성', '유능성', '관계성'의 욕구를 충족시켜라. 뭐 이런 거지요.
아무래도 교육학에서는 '나 공부해서 시험 잘봐가지고 돈 많이 벌어야지!' 같은 외재적 동기보다는 '나는 이걸 정말로 하고 싶어! 재밌어!' 같은 내재적 동기의 힘이 강력하다는 설이 우세해요. 

그래서 이놈의 내적 동기를 어떻게 만드냐, 그러면 저 3요소를 충족시키면 된다는 것입니다.

①과제의 종류를 스스로 선택하고 해결방식도 스스로 선택 → 자율성의 욕구 충족

②"너는 ~한 부분에서 진보하고 있단다." 라는 긍정적 피드백을 제공받음 → 유능성의 욕구 충족

③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 → 관계성의 욕구 충족

뭐 이런 내용이에요.


한국 대학에서 저 '자율성', '유능성', '관계성' 모두 충족시키가 어려운 것 같다고 자주 생각합니다.

적어도 제가 나온 대학은 시간표가 4년 내내 짜여져서 나와가지고.. ㅠㅠ 그랬었습니다.

공부하다가 동기가 없어져서 방황하고 계시다면 이 3가지 요소중에 뭐가 부족한 상태인지 점검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의외로 공부하는 사람에게 '관계성의 욕구 충족'도 중요한 부분이에요. 저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일부러 다른사람들과 공부에 대한 관계망을 만들고 싶어서 스터디그룹을 많이 만들었네요. 실제로 공부에 도움이 되기도 했지만은, 무엇보다 외롭지 않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외로움은 인간을 독하게 훈련시키도 하지만, 사실은 인간을 나아가지 못하게 막는 독으로 작용할 때가 많은 것 같아요. 그러니 같이 공부하는 동료 관계 정도는 잘 챙겨두시는 편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4. 귀인이론

내가 공부를 해서 성과가 안 나왔다? 그럼 이유가 뭐지?

여기서 이유를 어디로 돌리느냐가 그 학생의 미래 성과를 결정한다는 이론입니다.
좋지 않은 경우는 실패를 재능이나 능력 부족으로 귀인하는 것입니다. 이게 반복되면 점점 자기 자신에 대한 수치심을 느끼게 되고, 실패가 예상되기 때문에 점점 덜 노력하게 되고, 따라서 성적은 하락하게 됩니다.
아... 한국 공시생들이 정말 많이 겪는 아픔인것 같아요 ㅠㅠ 저도 공시생이지만은 마음이 아프네요.
이때 능력 부족으로 귀인하지 말고, 나의 노력 부족으로 귀인하는 것이 미래의 성공에 유리합니다.
메타인지 전략을 활용하는 데도 유용하구요.


5. 학습이론 - 정보처리 이론

이거는 교육심리에 관한 건데요, 한번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지 모르겠습니다.

전에 어떤 분이 물리챈에 이과 공부는 암기냐? 이해냐? 라고 물어보셨던 것이 기억나네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암기든 이해든 '반복'을 해야 가능합니다.


1) 감각기억

감각 기억은 딱 처음에 자극을 받았을 때 머무르는 정보 저장소입니다.

전혀 모르는 내용에 대해 처음 강의를 들었을 때, 뭔가가 자동적으로 머리에 들어오죠.

하지만 뭔가가 들어왔다고 해서 계속 머무르는 것은 아닙니다.

이때 주의를 기울인(주의를 받은) 자극과 정보만이 밑에서 설명할 작업 기억으로 전이가 됩니다. 쉽게말해 지식이 들어와서 우리 머릿속에 조금이라도 더 머무르려면 집중을 해야합니다.

수업시간에 멍때리면 지식이 감각기억에서 다 날라가 버리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2)작업기억

정보를 의미 있게 만드는 동안 정보를 보관하는 장소입니다.

단기기억이라고도 부릅니다. 정보가 머무르는 일시적 장소라는 뜻이죠.

이 작업기억의 한계가 중요한데요, 정보 유지 시간이 짧아요. 

시연이란걸 하지 않으면 10~20초 정도 후에 정보가 유실됩니다 ㅠㅠ 날라가 버려요

시연은 머릿속에서 다시 복기하는 걸 의미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뇌에서는 일반적으로 한번에 약 7개에서 플마 2개, 즉 5~9개 정도의 정보단위(unit)만 처리가 가능해요.

그 이상일 경우 새로운 정보 때문에 이전 정보가 휩쓸려 날아갑니다 ㅠㅠ


이때 해결책이 다음과 같아요.

① 청킹 : 제가 지금 임고공부하면서 엄청 사용하는 전략인데요, 항목을 더 크고 의미있는 단위로 묶는 겁니다.

예를 들어 제가 암기해야 할 내용이 '기본 (생활) 습관' '기초 (학습) 능력' '바른 인성' 이라고 칩시다.

그러면 저는 앞글자만 따서 '기습기능바인(드)'라고 외웁니다. '기습을 하려면 바인드 기능을 사용해라' 라고 의미를 묶어주면

이 기억을 후술할 장기기억으로 바꾸는 데 유리한 거죠. 실제로 저는 저 내용을 배운지 시간이 지났는데 잘 기억하고 있어요.

인간의 뇌가 참 신기한게, 일단 청킹으로 묶어주기만 하면 개별 항목의 길이는 크게 문제가 안됩니다. 얼마든지 긴 내용이라도 암기를 해낼 수 있어요.

공시 강사들, 공시생들이 엄청 쓰는 전략입니다.


②자동화 : 의식적으로 노력 안해도 자동적으로 튀어나올 정도로 연습하면 됩니다.


③분산처리 : 언어적 설명을 그냥 말만 하는 게 아니고

PPT나 그림자료 같은걸 띄우고, 즉 시각적 표상을 같이 보면서 공부하면 기억이 더 잘 납니다.


3) 장기기억

벼락치기 아니면 시험에 활용하는 기억은 거진 이녀석이죠?

이 지식도 선언적 지식, 절차적 지식, 조건적 지식 등으로 나뉘는데요, 

그런것보다 중요한건 이 지식의 획득방법이 '다양한 맥락에서 많은 연습을 하는 것'이라는 겁니다.

즉 여러 맥락에서 연습해보시는 것이 장기기억에 저장하는 것에 유리합니다.

강의를 들으셨으면 노트에 요약 한번 해보시고, 친구한테 떠들어 보시고, 연습문제도 풀어보시고, 한글문서에 문서 함 만들어보시고,

엑셀에 표 만들어 보시고, 저처럼 플밍 좋아하시면 문제프로그램도 함 만들어보시고, 남들 앞에서 발표도 해보고, 

이렇게 다양한 맥락에서 계속 쓰다 보면 어느새 장기기억으로 파지되어 있다는 게 핵심이죠.

그래서 메타인지가 중요합니다. 내가 어떤 맥락에서 어떻게 공부를 하는지를 인지하고 계속 방법을 개선해 나가는 능력이 필요해요.

아 스터디 그룹이 좀 안맞네? 그럼 혼자 노트에다 필기한거 정리해야지.

아 혼자 달달 외우니까 효율이 안좋네? 그럼 스터디그룹을 구해야지.

이런 식으로 성찰을 해보면서 스스로에게 적합한 전략을 찾는 것이 중요해요.

개인적으로 인터넷 강의 강사들 쓴소리 영상 좋아하고 자주 보기는 한데, 스터디 같은거 하지 말고 혼자 공부하라는 강사들 가끔 있어서 의아합니다.

한국에서 크게 지지받는 타입은 아니지만 분명 스터디그룹 해서 성과 잘나오는 사람들 있거든요.

왜 꼭 책상에 박혀서 열몇시간 공부해야 효율이 제일 높다고 생각하는 건지.. 그런 조언으로 인해 수강생 인생 망하면 책임 질건지...

뭐 이런 생각이 가끔 들곤 합니다.


긴 글 읽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