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눈송이가 뭉쳐 하나의 사람이 되었다.


춥고 어두운 밤 속에, 가슴이 찢어지도록 서린 눈을 맞아가며 살아간다.


언젠가는 올, 그러나 맞지 못할 따뜻하고도 밝은 봄바람을 꿈꾸며 살아간다.


얼마나 긴 밤이었을까, 하늘과 땅에 노란 꽃이 피어난다.


하늘의 꽃은, 눈사람의 마음 속 깊은 곳부터 눈이 쌓인 얇고 흰 피부 까지, 따스한 햇살이 쏟아냈다.


누군가 눈사람에게 "불쌍하고도 추운 눈사람아, 너에게 내리는 햇빛은 어떠하냐" 라고 묻는다면


길고도 추운 삶이 끝나고 나서야, 처음으로 따뜻했구나, 라고 말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