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보육교사로
근로자도 아니며
교육자도 아니고
국민도 아니다
노동자에 서비스직이며
지진과 전쟁이 나도
난 출근하러 어린이집에 가야 한다
그래야 좋은 선생님이란 명패가 붙는다
원장님은 한 명의 원아 놓칠세라
학부모 모시길 신주단지 하시고
학부모는 그런 원장님을 봉으로 알고
죽 하나 못 끓여 먹여 선생님께 부탁하고
손.발톱 못 깍아 또 부탁하고
물약 못 먹여 또 부탁...
이유식도 꽁꽁 얼린거 렌지 데펴 먹여달라 하고
늦잠 자느라 차량 놓치면
데려다 준다 집 앞 도착하면 말하고
하원할 땐 늦는다 델러간다 해놓곤
8시 넘어도 안 델러 오시면
난 언제 내 새끼 내 가정 챙기러 퇴근하나?
학부모가 돌보다 눈탱이 밤탱이 되면
괜찮아요 눈알 안 다쳐서 그러고
원에서 아토피라 다리 가려워 긁힌 자국 있음
바지 벗겨놓고 활동하냐며 cctv돌려본다 협박하고 주말지나 오면 기저귀 발진 천지인데
원에서 하원할 때 기저귀 쉬 한 번 해 있으면
안 갈아 입혀서 발진 생겼다 하고
보육교사 자질 운운하면서
과연 그 학부모는
부모 자질이 있는지 의심해 볼 법 하다
고로 난 교육자도 근로자도 국민도 아니다
그나마 빨간 날은 쉬니 다행이다
석가탄신 일도 쉬나요? 물어보는 학부모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그럼 둘째도 낳으실꺼예요? 라고 물어봐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