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은 진짜 노망난것인지 참. 어떻게 자기를 위해 죽은 5.18 학살 피해자들을 외면하고 자기 멋대로 광주 시민 학살한 전두환을 풀어줘? 용서과 화합이라는것을 팔아먹다니, 용서과 화합은 개뿔 부끄러운줄 알아라. 권력에 눈이 멀어 친일파 풀어준 이승만과 권력에 눈이 멀어 학살자 전두환,노태우 풀어준 김대중과 다를게 뭐가 있냐? 

 

아직까지도 피해자들은 원통해 죽겠는데 김대중 하나 때문에 학살 책임자들은 풀려나고 죄를 뉘우치긴 커녕 오히려 뻔뻔해지고 이것으로 보아 김대중은 노망났다고 볼수 있다. 권력에 눈이 멀어 학살자 풀어준 김대중, 광주시민들에게 통수를 쳤다. 김대중컨벤션센터도 이름 바꿔라. 광주에 커다란 수치다 수치."

 

...얼추 이런 의견을 낸 분이 있습니다. 이해는 할 순 있었던 게, 저분이 언급했듯이 전두환 전 대통령을 석방해줬다가 일이 꼬인 점이 있었거든요. 심지어 전두환이 요새 지만원에게 주화입마까지 당하고, 최순실게이트 사건까지 터진 걸 보면, 의견 자체는 이해가 갑니다. 광주 대학살이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자행한, 애당초 이념부터 정치적 효용성까지 모든 면모에서 글러먹은 최악의 사태였으니...

 

하지만 저는 이 의견에 대해 공감은 커녕, 오히려 불쾌감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아예 노망이 났고 권력욕이 생겼다, 이런 직설적인 표현이 불쾌하더군요. 그 "용서와 화합"의 계기가 권력욕이 맞다면 비판할 수 있기는 하지만, 그게 권력욕에 불과한 행보였는지는 여전히 납득이 안 가더군요. 그냥 "노망"도 아니고 권력욕이라, 그 정책에 정치적 계산이 들어가긴 했다는 데는 동의하나 영남 지역을 어느정도 포섭할 필요는 있었다고 봅니다.

 

역사를 바로잡는 것도 중요한 동시에, 최소한 전두환 지지자들의 인생에서 전두환이 어떤 존재인지를 보고 대응하자는 겁니다. 박사모가 격렬하게 반대한 것도 "우리가 어떻게 이룬 나라인데"하는 마인드였고, 전두환 지지자들도 크게 다르진 않았을거라고 봅니다. 일단 "죄인"이자 "책임자"로서의 지위는 유지하되, 전두환을 개인적으로 찾아가 개인적인 대화를 나누는 '말벗'같은 역할을 보여줌으로서 그 지지자들도 납득할 수 있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대신 교육과정에서는 모든 공과사가 모두 반영되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할 것이고, 발언상으로 엄연한 잘못까지 감싸는 실수가 없도록 유의해야 될 겁니다.

 

제 의견상으로는, 일단 전두환 석방은 바람직하진 않았습니다. 모두가 다 아는 결과로 인해 실책이 되어버렸으니까요.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의견을 낸 분처럼 "전두환 정권의 희생자들을 외면한 노망난 영감"같은 비판, 비난을 감수해야 되는 처지가 되기도 했고요. 하지만 "용서와 화합"이란 정책은 어느 정도 필요했다고 봅니다. 반대파들을 설득하고 이해할 줄 아는 것이, 아예 깡그리 무시하고 배척하는 것보다 헌명한 정책이니까요. 대신 '용서와 화해'라는 이름 하에서 행해지는 일들이 가급적 신중하게 진행되어야 했다고 봅니다. 잘못된 판단이 지금과 같은 비판을 만들고 있으니까요.

 

 

P.s. 만약 제가 김대중이었다면, 석방보다는 무기징역 유지에서 마무리지었을겁니다. 넬슨 만델라가 이야기한 "용서는 하지만 잊지 않겠다"와 비슷한 입장이라고 보시면 될 거에요. 가급적 광주 사태의 희생자들의 '외면과 모욕'이 되는 행보는 피하면서 어느 정도의 지역간 화해 무드도 달성할 방법이기도 하고요. 비판 의견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