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젖은 도로

비가 추적추적 내려 도로를 적시네

그 위를 달려가는 한 대의 자동차
빗물에 빠진 도로에 상처 내는 소리
내 귀를 괴롭힌다.

헤드라이트에 비치는 것은
하늘이 흘리는 비인가
자동차에서 내리는 눈물인가

자동차 얼굴에 톡 토독 부딪히는 빗방울

자동차가 하염없이 울고있는건
상처 낸 것이 미안해서일까?
아니면 상처 낸 것이 무서울지도 모르지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찝찝한 양말 속
발가락을 꼼지락 움직여보고선
내 갈 길을 걸어간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혹여나 
자동차가 달려가다 물이 튈까
엮이기 싫어 멀리 돌아간다

자기 일은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