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유성우과 같은 빛무리가 어둠 속에 흩날리고 있었다.

 생전 처음 겪어보는 색의 폭풍은 미친듯이 그의 주변을 휩쓸고 있었고

 그는 그저 취한 듯이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빛줄기들은 자신의 방향을 마음대로 바꾸어 가며 그를 희롱하듯 움직이고 있었다.

 생전 처음 보는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다, 그제서야 깨달았다.

 그 역시 허공에 떠 있음을.

 무언가 소리를 질러 보려 하여도,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다.

 공기가 없는 것일까. 그렇다면 나는 여기 어떻게 서 있는 걸까.

 그 사실을 인지하기 시작하자, 한없이 두려워졌다.

 터지지 않는 목소리를 갈구하며 몸부림치기를 시작하려던 찰나,

 빛무리 중간으로 어둠이 문을 열듯 새어나왔고,

 그 중간에는 마치 구멍이 난 듯 사람 모양의 빛이 서 있었다.

 온 몸에서 빛을 내뿜으며 그는 어둠을 가로질러 나에게 다가왔고,

 어떻게 이 곳에 있는지를 신기해하듯 나에게 여러가지를 물어 보았다.

 경황 없던 나의 대답은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의 마지막 말은 아직 내 머릿 속에 남아있다.

 '밖에는 비가 오고 있다네.'

 그리고 눈을 떴다.

 잠시동안 밝은 불빛 아래 잠든듯 깨있는 듯 하였던 선잠에 취해

 수 분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다

 어느샌가 어두워진 창문을 열어 밖을 확인하였다.

 그 곳에는 가로등 불빛만이 메마른 겨울 바람을 꾸득꾸득 누르고 있을 뿐이었다.

 빗소리는 들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