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라는 손을 펼쳐 거리를 가늠했다.


“발사한 ‘공기탄’이 투명하다 보니 여기선 잘 보이지 않는군… ‘착탄점화탄’은 죠스케까지의 거리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어서 잘못 점화하면 일격필살이 되지 못한다는 게 결점이야. 다시 한 번 정확하게 ‘거리’를 재볼까…”


죠스케는 끝까지 눈 앞에 다가온 결과를 부정했다.


“야, 오쿠야스… 꾸물대지 말고 눈을 떠… 얀마… 평소처럼 힘을 합쳐서 해치우자고!”


하야토는 죠스케가 저렇게 반응하는 이유를 알고선 울먹거렸다.


“죠스케… 형…!!”


이미 키라는 거리를 완전히 가늠했다.


‘착탄까지 앞으로 4미터! ‘랜디 존슨’의 투구처럼 정확하게 놈의 코앞에 쏘아 그 위치에서 ‘점화’해주마! 도망치려 해도 때가 늦는다! 저런 부상으로… 심지어 오쿠야스를 안고 있다면 더더욱.’


“죠스케 형… 떠… 떨어져요! 오쿠야스 형을 놓고 얼른 도망치지 않으면! 정통으로 당한다고요! 오쿠야스 형은… 오쿠야스 형은 ‘이미’!”


“시끄러워! 너나 얼른 도망쳐, 꼬마!”


‘앞으로 2미터면 착탄! 폭압 반경은 약 3미터!’


그 순간 하야토는 날아오는 공기탄을 눈치챘다.


“보인다! 전방 2미터 정도에 있어요! 얼른 도망쳐요! 오쿠야스 형은 이미 죽어다니깐요!”


“죽기는 누가 죽어! 오쿠야스는 내가 고쳤어! 반드시 눈을 뜰 거야!”


죠스케는 어느때보다도 강하게 부정했다. 동시에, 죠스케는 기합과 함께 자신에게 흐르는 피를 손에 묻혀 날렸다.


“도라아!”


크레이지 다이아몬드에 의해 엄청난 속도로 날아간 피는 그대로 공기탄을 갈라버렸다.


‘고… 공기탄이… 절단됐어?! 죠스케 형이, 흘린 피를 압도적인 파워로 날려서 나이프처럼 가른 건가?’


키라는 킬러 퀸으로 피를 막았지만, 빠르게 날아오는 피는 키라의 왼쪽 어깨를 스쳤다.


“상처에서 흘러나온 피를 수압 커터처럼!”


어깨가 베이며 피가 튀었지만 키라는 미동도 없었다.


“날려서 절단했군…! 그러나… 공기탄은 어떨까…?”


놀랍게도, 공기탄은 반으로 갈라졌지만 모양을 유지한 채 날아오고 있었다.


“쪼그라들지 않아! 계속 날아온다!”


“공기탄을 발사한 건 ‘스트레이 캣’이지만 폭탄이 된 물체는 ‘킬러 퀸’의 능력으로 고정되지. 그러니 쪼그라들지 않는 거다! 공기탄을 부수든! 갈기갈기 찢든! 폭탄의 능력은 없어지지 않아! 물론 건드린 시점에 점화하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지!”


공기탄은 죠스케의 머리 바로 앞까지 도달했다.


“좋아! 착탄…”


그 순간, 오쿠야스를 안고 있던 죠스케의 몸이 공중에 붕 떠올랐다.


“모… 몸이…?”


하야토가 당황하는 순간 죠스케는 하야토를 붙잡았다.


“점화!”


공기탄이 폭발하는 순간, 세 사람의 몸이 뒤쪽으로 빠르게 움직였다.


하야토는 죠스케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아니, 떠 있는 게 아니야!”


“크레이지 다이아몬드의 능력… 나 자신의 상처는 고치지 못해도 말이야~ 처음에 받은 ‘폭발’ 때문에 몸속에 박힌 ‘도로의 파편’이라면… 고쳐서 되돌릴 수 있지.”


죠스케의 어깨와 팔에 박혔던 보도블록 조각들이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갔다.


“사… 상처 속의 파편이 몸을 끌어당긴 거였구나…”


“할 수 없지… 남의 집이지만… 오쿠야스를 위해… 이 안으로 도망치자, 하야토.”


“죠… 죠스케 형. 오쿠야스 형을 놓고 가요! 저놈의 공기탄은… 지금은 피했지만 아슬아슬했어요. 오쿠야스 형을 안고 있다간 이대로는 당할 거예요. 궁지에 몰려서 반드시 맞고 말 거라고요!”


“아까부터 시끄럽게 그럴래?! 하야토! 오쿠야스하곤 죽이 잘 맞아… 너야 모르겠지만 말야, 이 녀석은 내 친구라고…”


“그런 말을 하는 게 아니에요… 이미 죽었단 말이에요. 스스로도 맥을 짚어보면 알 수 있잖아요?! 상처를 고쳤을 때 오쿠야스 형은 이미 죽었던 거예요!”


죠스케의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 그만두지 못해… 그 이상 말하지 마… 아 자식아…”


“저놈을 쓰러뜨리는 것만 생각해요!”


“고치는 능력… 마음에 안 들어. 저 ‘고치는 능력’만 없으면… 내 폭탄은 무적이다. 내 ‘마음의 평화’를 위해 가장 두려워해야 했던 건 죠타로가 아니라 저놈이었어! 히가시카타 죠스케!”


7월 19일 오전 8시 50분, 세차게 내리던 소나기가 뚝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