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라는 들고 있던 휴대전화와 가방을 떨어뜨린 채 주저앉았다.


“바… 방어해서… 튕겨낸 ‘유리 파편’이… 모… 몸 속에…”


곧이어 수복되려는 힘에 의해 유리 파편은 그대로 키라의 가슴팍을 뚫어버렸다. 키라가 쓰러지는 것을 지켜본 하야토가 환호했다.


“명중했어! 밖으로 쐈던 유리 파편이!! 키라의 등에 박혔어!”


그때, 죠스케는 무언가를 발견한 듯 키라 쪽을 주의 깊게 바라보았다. 키라는 죠스케의 시야에서 벗어나 몸을 추스렸다.


“이 피의 얼룩…!! 이 피의 얼룩인가!! 아까 놈이 날려서 튀었던 이 ‘얼룩’에 유도되어 유리 파편이 날아들었던 거구나!! 히가시카타 죠스케의 ‘크레이지 다이아몬드’… 뭘 할지 종잡을 수 없는 스탠드다… 집 안에 들어갔다간 더 끔찍한 꼴을 당했겠어…! 하지만 킬러 퀸의 공기탄은 놈에게 명중했다! 대미지는 나보다도 죠스케가 더 클 테지! 앞으로 한 발! 앞으로 한 발만 맞추면 나 키라 요시카게의 승리다!”


이번엔 이전과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공기방울이 날아왔다. 하야토 역시 그 무식한 크기에 경악했다.


“또… 또 왔어요! 이번에는 보일 정도로 커요!”


“진짜로… 마지막 한 방이다 이거지…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크레이지 다이아몬드는 또다시 유리 파편을 멀리 던졌다.


“유… 유리 파편은 쏴봤자 이젠 소용없어요!! 키라에게 같은 공격이 두 번 통할 것 같아요?! 방어할 거예요!”


“그건 시험해 보기 전에는 모르지. 근데 하야토, 미안하지만 바지 주머니에 아까 그 ‘라이터’가 들어 있는데… 꺼내줄래…? 배에 나무 파편이 박혀서 내 손으로는 꺼내기가 힘들어…”


“라… 라이터?! 연기 같은 건 이제 필요 없어요! 공기탄이 보인다니깐요! 그건 놈이 죠스케 형의 위치를 알기 때문에 보여도 상관이 없다는 뜻이에요! 그보다 그 부상으로… 어떻게 저걸 피하려고요?!”


“이 라이터로 이번에 보려는 건 공기탄이 아니야… ‘다른 걸’ 보려는 거야… 그러니까…”


공기탄은 창문 바로 앞에 당도했다. 죠스케는 하야토의 도움으로 라이터를 꺼내 불을 켰다.


“놈이 어떻게 내 위치를 보고 있는지… 집안을 이동해도 어떻게… 보이는지를…”


죠스케는 갑자기 하야토의 겉옷에 불을 붙였다.


“죠스케 형… 뭐… 하는…”


“그대로 있어, 하야토. 어쩌면 보고 있는 게 아닐지도 모르거든. 어쩌면 ‘듣고 있는’ 걸지도…”


하야토의 겉옷에 불이 붙는 순간 공기탄이 집 안으로 들어왔다.


“고! 공기탄이 창문을 통과해 들어왔어!”


“키라는 방금… 휴대전화를 들고 있었어. 그냥 들고만 있었던 걸까? 아니지! 그럼 누구와 전화를 했을까? 회사 상사? 아니지… 이럴 때 키라가 전화를 할 놈은 하나밖에 없어!”


그 순간, 하야토의 겉옷 주머니에서 사진과, 사진 안에서 휴대전화를 들고 있던 노인이 비명과 함께 튀어나왔다. 죠스케는 그 얼굴을 이미 잘 알고 있었고, 순식간에 노인의 손에서 휴대전화를 빼앗았다.


“당신이 있다는 걸 깜빡했지 뭐야… ‘사진 속 노친내’… 키라 요시카게를 지키려 하는 당신이 있다는 걸…!”


“죠스케 형! 공기탄이 다가와요!”


죠스케는 하야토를 밀쳤다.


“하야토… 떨어져 있어!”


요시히로가 재빨리 위로 도망침과 동시에 공기탄이 죠스케의 머리에 닿았다. 하지만, 죠스케는 휴대전화에 대고 목소리를 낮게 깔며 읊조렸다.

“죠스케는… 3미터 앞으로 도망쳤다.”


그 순간 공기탄은 죠스케를 지나 움직였다.


“토… 통과했어!”


“이번엔… 거기서 대각선 위로 3미터.”


요시히로는 공기탄이 자신을 향하는 것을 알아차렸다.


“언제 주머니에 들어갔는지는 모르지만… 이게! 답이었던 거야… 게다가 소곤소곤 말하니까 죠스케 형하고 목소리가 달라도 알지 못해!”


요시히로는 필사적으로 자리를 피했다.


“이번에는… 왼쪽으로 1미터… 도망쳤다…”


“뭐야!! 대체 무슨 짓이야, 이놈아!!”


“거기서… 점화해라!”


“아, 안 돼에에!! 요시카게에에에에에에!!”


그 순간, 엄청난 폭발과 함께 요시히로는 먼지가 되었다. 폭발은 가까이 있던 계단은 물론이고 벽이 뒤틀리고 순간 대지가 진동할 정도로 컸다. 키라는 자신이 자기 손으로 아버지를 죽였다는 것도 모른 채 승리의 환호성까지 질렀다.


“죽은 건가?! 날아가버렸나! 죠스케는!!”


그러나, 휴대전화 반대편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요시히로가 아니었다.


“그래… 요란하게 날아가버렸지. 내가 유도한 대로 저세상까지 말이야… 하긴! 원래 유령이니까 드디어 가게 됐다고 해야 하나?”


“죠스케…!”


그 순간, 유리 파편이 키라를 향해 날아 들고 있었다.


스탠드 '아톰 하트 파더'의 유저, '사진 속 노친내' 키라 요시히로, 드디어 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