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처럼,

수 해를 애벌레로 살아도

결코 주눅 들지 않을 쾌락을 내게 주소서,


매듭짓고 돌아가는 날에,

내게 있을 것들이

오로지 세상의 것만은 아니게 하소서.


무엇을 지어,

무엇을 끝맺는대도,

또 새로이 무엇을 자아내야 하는 삶에서


끝맺음이라는 순간의 결말은

내 모든 삶의 결말이 결코 아니므로,


썩어가는 통나무와도 같은 것이

내 삶의 본질이 되게 하소서.


썩는 듯 보이지만

그 썩음조차도 생명의 바탕으로 이어지는,

순리의 이 긴 여정 가운데에

날 세우소서.


당신이 태어나신 이 크리스마스에,

저 거리엔 침묵만이 흐릅니다.


그 침묵마저도,

내일을 위한 거름이 되게 하소서.


모든 것들이,

이 날에,

온전하게 매듭지어지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