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내리는 하늘을 바라보니
꼭 다음은 없을 것만 같이,
먹먹함만 그득하네.
먹칠로 젖은 종잇장을
억지로 바닥에서 떼내려 할 때면
되려 바닥을 집고, 놓지 않으려 하듯.
젠가 빼내듯 이성을 놓아가며
진정의 의지를 부술수록,
삶은 반감만 든다.
기도가 반송됐다는 건,
뺨을 타고 흐른 줄기로 알게 됐네.
사랑과 공의는 공존할 수 없단 것도,
이토록 그리울 얼굴이었음을
깨닫는 것이 답장이라면,
좀 더 빨리 와줄 것을.
낮이 오르는 하늘을 바라보니
다음이나 이어가라는 듯,
야속함만 그득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