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선은

물자국이 남은 곳과는

사뭇 다른 곳에 자리했네.


끊임없이,

달의 무게에 이끌렸다가

몰래 도망치기를 반복할 뿐.

배울 줄을 모르는 바다라지만,


그 배울 줄 모르는 것은,

그저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했을 뿐.

이 도주의 삶 또한,

어미로서 살기 위함이었네.


해무가 낄 때면,

바다가 하늘과 접붙어

고기가 날고 새가 헤엄치듯이.


마른 땅을 감싸 서로를 엮고,

젖은 펄을 내어 배불리 먹이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이

오직 땅만, 바다만, 하늘만이 아니게 하네.


두 발은 땅을 디딜지라도,

가슴은 흐르리라.

바다와 같이, 원하는 어디로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