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이렇게나 맑은데,

비는 어디서 내리는 걸까.

 

비를 막아보려 하염없이 손을 내밀어도,

얄궂은 빗물은 방울방울, 달아오른 뺨을 적신다.

 

가장 어두운 그늘에서

뜨거운 마음은 버섯처럼 남몰래 자라고

 

하루하루, 음침하게 부풀어 올라

뿌리내릴 곳 없는 포자를 토하고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