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죠) 7부 모아보기


----------

며칠이 더 지났다. 시즈카는 그제야 자취의 진실을 알았다. 시즈카는 방전된 플레이스테이션 콘솔을 충전시키며 투덜거렸다.


“인스타그램에서 보던 건 ‘허상’이였어… 내 손으로 만든 요리는 무슨, 쓰레기통에 쌓인 컵라면만 몇 개야? 아니, 어쩌면 내가 더 개판이지. 매달 5만엔씩 들어오고 취업비자도 없으니까 일도 안 해, 학교 같은 데 가는 것도 아니야. 심지어 ‘마법의 그날’이니까 하루종일 집에 처박혀 게임이나 하는 꼴이라니! 유키 군도 이번 주는 바쁘다고 했고, 나 원 참.”


시즈카는 거실 한 귀퉁이에 쌓아 둔 옷 더미 중 일부를 꺼내 코를 킁킁거리더니 오물 덩어리를 보는 듯 눈살을 찌푸리며 코를 틀어 막았다.


“나한테서 이렇게 냄새가 났었나? 이 시간에는 세탁기도 못 돌리는데… 새로 살 까?”


새로운 집에 정착한지 5일차, 이 짓거리는 3일차였다. 한편, 시내의 한 술집. 죠스케는 해상자위대 군복을 입은 남자와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일등해조(상사) 견장을 찬 그는 얼굴에 마치 야구공 같은 흉터가 남아 있었고 바다에서 일을 오래한 탓인지 어둡고 거친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 눈빛, 정의를 추구하는 것 같은 눈빛만큼은 예전과 별 차이가 없었다. 그의 이름은 ‘니지무라 오쿠야스’였다.


“그래서, 죠스케. 부탁이 뭐라고?”


“취했냐? 시즈카를 기습해서 얼마나 잘 대응하는지 시험하면 된다고. 너, ‘더 핸드’는 아직 쌩쌩하지?”


“당연하지! 배 안에서 할 수 있는 건 그거 밖에 없다고.”


“뭐, 모리오시에도 반년만에 왔으니까.”


“그런데 죠스케, 시즈카 녀석 말이야~ 예쁘게 컸지? 역시.”


죠스케는 한심하다는 눈으로 오쿠야스를 바라보았다.


“16살이나 어린 애한테 들이댈 생각이냐?”


오쿠야스는 필사적으로 손을 흔들며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가! 20년도 더 전에 봐서 기억도 가물가물한 녀석인데 그 정도는 물어볼 수 있잖아? 그리고 나, 결혼은 포기했다고~ 외롭지도 않아, 전국의 소프랜드 여성들이 나의 연인이니까!”


죠스케는 한숨을 쉬었다.


“네가 ‘에가시라’(에가시라 2:50, 일본의 코미디언. 상상을 초월하는 각종 기행으로 유명하다.)냐…”


“뭐, 농담 좀 해 봤어. 나 ‘에가짱’ 팬이잖아.”


“시즈카한테는 말해 놓을 게. 적당히 시험해 봐, 시즈카가 얼마나 대응할 수 있는지 보는 거니까.”


“알았어. 그래도 다음주 토요일 전에 끝내고 싶단 말이지~ 부대로 돌아가야 하니까.”


“너 말이야, 예전부터 하는 말이지만 굉장한 데서 ‘적성’을 찾았다?”


“그렇지?! 형님도 가끔 꿈에서 만나면 그렇게 말 하더라. 그나저나… 벌써 그날이네.”


“무슨… 아!”


오쿠야스는 아련한 얼굴로 술집 창문에 비치는 달빛을 바라보았다.


“아버지 기일이… 다음주 화요일이야.”


죠스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10년 전, 시간가속 사태 이후 갑자기 오쿠야스의 아버지는 회복되기 시작했다. 약 1년에 거쳐 조금씩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던 그는 마침내 자신의 기억까지 돌아왔고, 오쿠야스와 감격의 상봉을 했다. 형의 죽음, DIO의 최후… 그 모든 것을 전해들은 오쿠야스의 아버지는 아들과 함께 잠에 들었고, 다음날 평온한 얼굴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먼저 세상을 떠난 첫째 아들 곁에 묻혔고, 오쿠야스는 그렇게 완전히 혼자가 되었다. 죠스케는 다시 술잔에 술을 따랐다.


“그래도… 너나 나나 이제 우리 자신이 가장(家長)이라는 점에서는 똑같잖아? 사실 많이들 그렇고. ‘지진’도 벌써 12년 전이지만… 아직 그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


피차 비슷했다. 그 지진에서 오쿠야스는 본래 살던 집과 고양이풀을, 죠스케는 어머니를 잃었다. 그날의 스탠드 유저들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도시를 떠났다. 자신을 지킬 정도의 스탠드가 없고, 거기에 더해 운도 없었던 이들이 말이다. 오쿠야스가 물었다.


“그러고보니 미키타카는? 돌아왔어?”


“넌 걔 ‘인스타’도 안 보고 사냐? 북유럽 어디 있어. 무슨 산맥이었나?”


“내가 출항하기 전에는 분명 남미였는데?”


“예전에도 그랬고, 신출귀몰한 녀석이잖아.”


며칠 뒤, 시즈카는 근처 마트에 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과자, 아이스크림, 건전지, 망치… 다 구했네.”


마트에서 물건을 모두 사서 집으로 돌아와 문을 열려고 하는 그 순간, 그녀는 뜬금없이 입을 열었다.


“흠… 당신이 죠스케 오빠가 보낸 사람이야?”


잠시 침묵이 돌더니, 길 한쪽에서 오쿠야스가 나타났다. 오쿠야스는 자신의 스탠드 파워를 전혀 숨기지 않으며 시즈카에게 다가왔다.


“날 미행한 것 치고는 너무 허술한 걸? 집을 나선 그 순간 알아차렸어.”


“그럼 다행이지. 나는 널 ‘미행’하지 않았거든. 널 ‘대놓고’ 쫓아왔으니까.”


오쿠야스의 등 뒤에서 스탠드가 나타났다. 해군자위대 제복과 비슷한 배색의 피부를 가진, 몸 곳곳에 엔화 마크와 해군자위대 마크가 붙은 인간형 스탠드였다.


“시즈카 죠스타, 너는 나 니지무라 오쿠야스의 ‘더 핸드’가 쓰러뜨려주마!”


“도라아!”


그 순간, 시즈카의 네버마인드가 엄청난 속도로 주먹을 날렸다. 오쿠야스는 아슬아슬하게 고개를 젖혀 공격을 피했다.


“제법 빠른걸…? 굉장한 스피드야. 그렇다면 이건 어떨까?”


더 핸드가 시즈카를 향해 왼팔을 뻗었다.


“내 ‘네버마인드’에 맞는 놈은 얼굴을 치면 얼굴이! 팔을 치면 팔이 투명해진다고!”


“도라아!”


그 순간, 시즈카는 주먹을 날리지 않고 왼팔을 붙잡았다.


“당신… 이 왼손에 이상할 정도로 자신감을 가지고 있어. 뭔가 있지?”


오쿠야스는 미소를 지었다.


“걸렸구나!”


더 핸드가 반대로 왼손을 펼쳐 시즈카의 팔을 붙들더니, 시즈카를 향해 오른손을 휘둘렀다. 시즈카는 재빠르게 고개를 숙였다. 머리가 있던 자리에서 ‘가온’하는 기묘한 소리가 들리자, 시즈카는 곧바로 발차기를 갈겼다. 그런데, 어느 순간 시즈카는 알아차렸다. 그녀의 발은 분명히 오쿠야스의 배를 노렸는데… 어느 순간 허공을 걷어 찬 것이다!


“몸을 숙였어…? 아니, 아니야! ‘몸을 숙인 게’ 아니야! 내가 ‘올라간’ 거야! 뭔지는 몰라도 서 있던 자리에서 내 몸이 1미터가량 ‘상승’했어! 이게… ‘더 핸드’의!”


“그래, 내 오른손이 붙잡은 것들은 뜯겨나가지! 그리고 절단면은 원래 상태였을 때처럼 닫히고… 뜯겨나간 부분은… 어디로 갔는지 나도 모르지만! 그리고 공간을 뜯어내면!”


더 핸드의 오른팔이 시즈카와 오쿠야스 사이를 가르자, 순식간에 그녀는 오쿠야스 바로 앞까지 이동했다.


“순간이동이란 말씀!”


더 핸드의 주먹이 날아들자 시즈카는 네버마인드를 겹쳤다. 하지만 그 충격은 그녀를 뒤로 2, 3미터 정도 날리기에는 충분했다.


“실전이었으면 너는 이미 죽었다. 그리고 한 번 더 죽겠지!”


더 핸드가 다시 시즈카와 오쿠야스 사이의 공간을 지웠다.


“시즈카 죠스타, 네 패배다!”


“역시… 당신, 머리 나쁘지?”


“뭐?”


시즈카가 고개를 숙이자, 그녀가 바닥에 두고 있던 장바구니 속 망치가 날아와 오쿠야스의 이마를 시원하게 쳤다. 상당히 위험천만한 소리와 함께 오쿠야스는 쓰러졌다.


“아… 아까운 내 아이스크림. 그나저나 무서운 ‘능력’이었어. 실전이었으면 진짜로 죽었겠지.”

----------

스탠드명: 더 핸드 – 유저: 니지무라 오쿠야스(39세)

파괴력 - B 스피드 - B 사정거리 - D 지속력 - B 정밀동작성 - C 성장성 - E

능력 - 오른팔을 휘둘러 공간을 삭제한다. 고등학생이던 1999년 시점보다 원숙해진 오쿠야스는 이전보다 더욱 정교하게 침착하게 더 핸드를 다룰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