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을 들여,

삽같이 굴곡진 칼 끝으로

여린 살을 한 움큼 파여내네.


마르지 않을 눈물에

의탁한 채 사는 삶이란 게

바닥 없는 동공임을 잘 아니,


마르지 않을 것이라면

고이 흘려라도 보내야겠지.

그러니, 눈가에 또 수로를 판다.


허나,

삶이 흐르면 흐를수록

눈물샘의 수위는 오르고,


수로 위로 차고 넘치려는

눈물의 수위를 낮추기 위해,

또 수 갈래의 지류를 빚어내니.


굴곡진 피부를 더듬는 일이야,

어찌 삶의 회고와 다르리냐.


흩은 눈물아,

네가 떠나간 자리에는

너만 보고 산, 나만 앙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