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이 끝나고 내려간 커튼

텅 비어버린 관객석

분의 흔적이 가시지도 않았지만 나는 거리로 나온다

내가 틀린 대사가 마음을 후벼판다


'오- 내가 그대에게 무슨 죄를 지었길래

그대는 나에게 사랑이라는 저주를 걸었소?'


어쩌면 잘못된 말은 아니지만 나는,

그 말 자체로 서러워져 점퍼 안에 고개를 묻는다


익숙한 거리로 들어서 마침내 집 앞에 도착했을 때

나는 뒤를 돌아 크게 울부짖는다

찬 바람울 타고 마녀에게로 간 울음 소리는 점점 신이 나기 시작한다

찢어지는 듯한 웃음이나 귀 안에서 맴도는 즐거움으로

바스라져 버리는 부스러기나 동물의 하울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