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니가 뭘 할 수 있는데?” 기억조종 선배는 객관적인 고민상담에 참 효율적이신 분이다.

“...”

그리고 넌 대학도 다니잖아. 우린 다 졸업한 사회인이고.”

니가 우리보다 하는 일 많은데 뭔 걱정이야.”

“...”

학교에 돈이나 갖다바쳐, 어차피 국립대잖아. 받은 만큼 갚아.”

“...저 장학금 받는데요...”

...삼수는 왜 했냐?”

그럼 넌 세금을 더 내면 되겠구나!” 염동력 선배가 갑자기 끼어들었다.

선배는 그냥 처맞으면 되겠고요.” 이어지는 구타와 폭행. 근무지 내에서 이런 일 해도 되는 건가...

“..., , , 여기, 맞으려고 온 거, 아닌데, , , 살살 좀 때려...!” 뿌가각. 선배가 아무리 힘을 안 썼어도 염동력 선배의 갈빗대 하나 정도는 부쉈을 거다. 간신히 일어난 염동력 선배는 나한테 귓속말을 했다.

, 요즘에 좀 들이대는 사람 있어?”

“....”

 

교양 수업의 첫날, 그 주옥같은 강의의 교수는 첫 과제로 자신의 이상형 조건을 10가지 정도 써서 내라고 했다. 두 번째 날, 그 교수는 블라인드로 그 목록들을 읽어주면서 부합하는 사람은 손을 들라고 했고 그렇게 짝지어진 사람들을 잠재적 커플로 지명했다. 이 무슨 괴상한 강의인가. 그리고 교수의 다음 말은 날 혼란에 빠트렸다.

 

이 학기가 끝날 때까지 두 사람이 실제로 이어진다면, 저는 두 사람에게 에이쁠을 드리도록 하죠.”

난 정말 막 적어서 냈었다. 아마 천만 영화배우나 아이돌도 그 조건을 다 충족하지 못할 정도로. 그리고 놀랍게도, 그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사람이 그 강의실에 있었다. 예쁜 얼굴에, 괜찮은 몸매에, 예의바름, 그리고 재력에 좋은 인성. 차라리 커플이 안 되고 말지라는 결심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사람이었다. 몇 번 대화한 것만으로도 나와 너무 잘 맞는 그런 사람. 나한텐 너무 아까운 사람.

 

너 그 사람 조심해라, 요즘 우리 정체를 알아차리고 우릴 무력화시키려는 사람들이 있대.”

, 잡으면 타는데요?”

살인범 될 일 있냐. 아무튼 조심하라고.”

다 자업자득이죠, .”

 

정화 씨 초능력자죠?”

“...!!!!” 지금까지 간신히 오만가지 이유를 대오며 연락을 피해 온 그녀에게서 갑자기 카페에서 보자는 전화가 왔다. 내 전화번호는 도대체 어떻게 알아낸 거야?!

정화 씨, 극복할 수 있어요. 그쪽에서 안 말해주던가요?” 이게 뭔 개막장 드라마같은 소리인가. 극복하는 게 가능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