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라는 현실을 부정했다. 이미 이 시점에서, 키라는 패배한 것이다.


“꾸… 꿈이야… 이건… 꿈이야. 내가 궁지에 몰리고 말다니… 분명… 이건 꿈일거야.


키라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죠스케가, 오쿠야스가, 하야토가, 코이치가, 로한이, 죠타로가 그를 노려보았다.


“이제 너한테는… 어디로도~”


“도망칠 곳이 없는 모양인데~”


“이젠 끝났어…”


“죠… 죠스케가 저렇게 다치다니…”


“이미 싸움이 시작되고 있었단 말인가… 우리가 기다리는 동안… 그렇다면.”


“이놈이 ‘키라 요시카게’!”


아직 구급차가 오지 않은 와중, 구경꾼들 틈새로 한 소녀가 모습을 드러내더니 현장 맞은편 한 남자를 보고는 미소를 지으며 달려왔다. 그리고, 죠스케 일행은 그녀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아빠!”


하야토가 다급히 소리쳤다.


“오쿠야스 형! 저 아이가 ‘키라’에게 다가가게 해선 안 돼요!!”


그 순간 킬러 퀸이, 키라가 죠린을 붙잡았다. 오쿠야스가 소리쳤다.


“크… 큰일 났다!! 죠린이 폭탄으로 변하고 말겠어!!”


키라의 품 안에서 버둥거리는 죠린을 바라보며 죠타로가 사납게 으르렁거렸다.


“이 새끼가…”


로한이 조용히 속삭였다.


“죠타로 씨! 당신의 스타 플래티나로!”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 놈을 자극하면 죠린이 위험해…! 시간을 멈춰도 거리가 너무 멀다…”


죠스케가 키라의 치졸한 모습에 눈살을 찌푸렸다.


“폭탄으로 바꿔서… 인질로 삼겠단 거냐~? 할 수 있으면 해 봐라! 하야토를 폭파시켰을 때처럼 내가 순식간에 죠린을 고쳐버릴 테니까!”


“그… 그게 아니에요!! 인질처럼 어중간한 게 아니라고요! 난… 알아요! 폭탄은 폭탄이어도!! 이제까지… 설명할 틈이 없었지만 저놈에게는 숨겨진 능력이 있어요! ‘바이츠 더 더스트(BITES THE DUST)’라는, 시간을 날려버리는 능력이! 전에도 그랬지만… 분명! 그건… 나나 저 아이처럼 ‘스탠드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만 발동되고… 키라가 손도 못 쓸 정도로 궁지에 몰렸을 때만 우연히 생겨날 수 있는 능력일 거예요. 다시 말해 지금처럼! 저 녀석이 한없이 절망한 상황에 발동할 수 있는, 시간을 한 시간정도 되돌리는 폭탄이에요!”


키라가 품에서 발버둥치며 저항하는 죠린을 붙잡으며 소리쳤다.


“다가오지 마라! 다가오면 그 순간 ‘발동’하겠다!”


키라는 죠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나는… 어렸을 적에…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라고 알지…? 그 그림을… 화집에서 봤을 때 말이야. 그 ‘모나리자’가 무릎 위에 얹어놓은 ‘손’을… 그것을 처음 봤을 때… 뭐라고 해야 하나… 그… 천박하지만, 후후… 발기… 해버렸지… ‘손’ 부분만 잘라내 한동안… 방에 장식해 뒀었지. 이제는 그럴 필요도 없겠지만…”


키라는 더 강하게 발버둥치는 죠린을 더 세게 붙잡았다.


“내 이름은 ‘키라 요시카게’… 지금까지… 아름다운 손을 가진 48명의 여성과… 그보다 더 많은 목격자들을 죽였지. 너뿐이다! 나의 ‘정체’를 아는 사람은 네가 유일하다!”


하야토가 소리쳤다.


“크! 큰일났어요! 바… ‘바이츠 더 더스트’가 시작돼요! 키라를 지키기 위해, 정체를 아는 사람은 모두 날아가버리고 말아요! 지금! 놈을 해치우지 않으면! 저 아이 이외의! 여기 있는 모두가 날아가버리고 말아요!”


가장 먼저, 죠타로가 달려들었다.


“오는구나, 죠타로…! ‘바이츠 더 더스트’는 너를 만나고 싶지 않다는 한결 같은 마음으로 발현됐던 능력이다! 다가와라! 시간을 멈춰봐! 몇 초나 멈출 수 있나? 나를 좀더 궁지에 몰아라! 그 한계의 절박함이 다시, 분명히! ‘바이츠 더 더스트’를 발현시켜줄 테니까!”


죠스케가 소리쳤다.


“죠타로 씨! 시간을 멈춰요! 킬러 퀸이 스위치를 누르게 하면 안 돼!”


“어림없는 소리! 한계다, 누르겠다! 지금이다!”


마침내, 킬러 퀸이 스위치를 눌렀다. 동시에 모든 것이 사라지며, 키라는 폭발을 타고 움직일 수 있었다.


“성공이다! 발현했다!”


화창한 아침의 거리, 새들이 짹짹거리며 날아가는 거리에서 키라는 자신의 얼굴과 가슴팍을 만지고는 상처가 없다는 것을 깨달으며 크게 웃었다.


“흐하하하하하하하하하! 돌아왔다…!”

그 장면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