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강찬과 박태오가 자동차에서 내려 대전에 있는 경기장으로 향했다. 경기장은 그냥 평범해보이는 빌딩이었다. 자동차를 운전한 강찬의 엄마가 손을 흔들며 말했다.

"대회 잘 해야한다?"

"당연하죠. 잘 할거에요."

강찬과 태오가 동시에 대답했다. 그리고 서로를 바라보더니 낄낄 웃었다.

 

경기장에 들어가니 6명 전원이 모여있었다. 4개의 경기가 동시에 진행되니 8명 다 모여있어야 되는 게 당연했다. 그리고 학생만 출입가능하므로 부모님은 자리에 없었다.

태오가 자신의 대결 상대를 찾기 시작했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여자 두 명은 인천 중구에서 온 합격자였다. 그 외에도 혼자 있는 남자 3명과 여자 1명이 있었는데 서로 친하지 않아서 멀리 떨어져있었다.

태오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더니 인싸 기운을 발동시켜 아무나 한 명 집어서 어디서 왔냐고 물었다. 첫번째 시도만에 태오는 경기도 양주시에서 온 그의 상대인 임경빈을 만날 수 있었다.

"안녕? 너 혹시 양주에서 왔니?"

"응."

"오, 네가 맞구나! 나는 전라북도 남원에서 온 박태오야. 곧 너랑 붙을 상대! 대회 하는 김에 미리 친해지는 게 낫잖아?"

그렇게 태오랑 경빈은 급속도로 친해졌다. 경빈은 친해지면 밝아지는 편이라 계속 이야기꽃을 피웠다. 태오가 강찬을 가리키며 강찬을 소개시켜줬다. 강찬이 마지못해 그들에게 갔다.

"역시 너는 다른 애랑 되게 빨리 친해지네."

"그치? 역시 내 인싸 기운은 어딜 가지 않는다니까?"

강찬의 말에 태오가 인정했다. 그리고 말을 덧붙였다.

"너도 좀 이렇게 빨리 친해질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난 별로 그걸 필요를 못 느껴가지고."

"이 김에 너도 대결상대랑 친해져보지?"

"잠깐, 내 대결상대는 여자라고."

"그게 무슨 상관이냐. 그러지 말고 한 번만 해봐."

"아휴, 알겠다 알겠어."

강찬이 마지못해 연재에게 다가가 멋쩍게 인사했다. 연재는 얼굴이 반반한 여학생이었다.

"안녕?"

"어, 안녕."

연재가 차갑게 답했다. 강찬은 바로 뒤를 돌아 태오에게로 돌아갔다. 태오가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시간이 되자 사회자가 나와서 대회가 곧 시작함을 알렸다.

"자, 제61경기부터 제64경기가 시작되니까 빨리 준비해라."

그렇게 강찬과 태오가 서로 작별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강찬이 복도를 걸어가면서 잔뜩 긴장한 채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시 되뇌었다. 옆에서 가는 연재도 긴장한 듯이 보였다.

 

경기장은 생각보다 아주 넓었고, 2개의 테이블 위에 각종 조리기구들과 식재료들이 늘어서있었다. 정면에는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어 인터넷으로 생중계되었다.

사회자가 종이가 가득 든 상자에서 무작위로 하나를 뽑았다. 종이에는 주제가 적혀있어 이 순간에 구체적인 주제가 선정되는 것이었다.

마침내 사회자가 카메라를 바라보며 주제를 선포했다.

"이번 주제는 기립성 저혈압입니다! 204강전 제61경기를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