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을 향해 날아가고 싶다. 뭐 그렇지 않은 날이 많다만 그래도 날아가고파.

그러나 회색 천사들이 문제다. 그들은 하늘을 항상 에워싸고 있다.

 

 윗동네의 릴리는 하늘로 나아가려다가 그만 천사들의 곁으로 갔다. 옆집의 프랭클린의 기계는 발사하기도 전에 터졌다. 그나마 안정적으로 올라갈 수 있었던 힌덴도 온몸에 불이 붙은 채 지상으로 추락했다. 그는 순간의 비명조차 지를 수가 없었다. 

 

 회색 천사들을 내쫓기 위해 총도 쏘고, 폭죽도 터뜨리고, 전자기장까지 써보았지만 그럴 때마다, 천사들은 더욱 더 강해졌다. 매일 매일, 밤이 지나고 낮이 지나면 그들은 수가 점점 더 불어났다. 우리는 관측조차 할 수 없었다. 그저 좌절감만이 오직 유일한 감정이었다. 

 

 그러나 과거의 유물인 회색 천사들도 가끔씩 추락할 때가 있었다. 나도 그 파편을 하나 가지고 있다. 《ISS》라고 적혀있는데, 옛날 고대 문자인 듯하다. 이게 말로만 듣던 룬 문자는 아닐까? 어쨌든 뭔지 모르겠다. 

 

 아, 저 파아란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는 날은 언제가 될까?

 

   -2183년 8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