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동안 둘러보던 우는 가장 복장이 화려한 자를 발견하였다.

그는 깃발 옆에서 부관으로 보이는 자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우는 뇌총을 들어 그 두 사람을 노렸다.

“ 타 ~ 당 ”

“ 악 ”

총을 쏜 우는 급히 몸을 숨기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였다.

상대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확인할 여유가 없었다.

한참동안 두려움속에서 기다렸지만, 자신이 발각되었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다.

안전하다고 판단한 우는 일단 뇌총을 재장전하고는 한동안 움직이지 않다가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바위끝으로 간 우는 바위틈으로 자란 풀사이를 통해 조심스럽게 그곳을 살펴보았다.

그곳에는 난리가 나 있었다.

사람들이 엄청 몰려 있었으므로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목표물에 명중은 한 것 같았다.

동시에 한참 이루어지던 공격도 잠시 멈추어져 있었다.

우로서는 대성공이었다.

당연하게도 흡족한 미소가 저절로 만들어졌다.

그러다가 문득 어떤 생각이 떠 올랐다.

‘ 이렇게 숨어서 저격하는 것은 치사한 방법이 아닐까? 남자답게 정당한 상황에서 싸우는 것이 올바른 것이 아닐까? ’

우는 고개를 저었다.

‘ 아니다. 지금은 전쟁중이다. 어떤 수단을 사용해서라도 이기는 것이 우선이다. ’

‘ 과연 그런가? 전쟁이 모든 수단과 방법을 정당화시켜 줄 수 있는 것인가? ’

‘ 그렇다. 과거 이야기에 송양지인(宋襄之仁)이라는 고사가 있지 않은가? 전쟁터에서 인위를 논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

그러다가 다시 자신의 머리를 쳤다.

‘ 멍청한 놈!! 이런 시기에 엉뚱한 고민이라니 … . 난 군인이다!!! ’

그리고는 다시 상황을 보았다.

처음 맞은 자가 누구였는지는 몰랐지만, 상당히 높은 자였던 것 같았다.

한참동안 난리를 피우던 적도들은 이미 숨진 것으로 보이는 두 사람을 옮기려고 하고 있었다.

직위에 맞는 대우를 한다고 상당한 시간을 지체하였고, 그만큼 우를 도와주고 있었다.

적진을 살피던 우는 새로운 목표물을 찾을 수 있었다.

화려한 복장은 아니었지만, 옆에 있는 자들이 상당한 대우를 하고 있었다.

복장만 보는 경우였다면 눈치챌 수 없었던 상대였다.

목표물을 조준한 우는 조심스럽게 방아쇠를 당겼다.

“ 타 ~ 당 ”

뇌총을 쏘자 마자, 우는 즉시 몸을 숨겼다.

적진은 다시 한 번 난리가 났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완전히 달랐다.

적도들이 흩어져 우를 찾기 시작한 것이었다.

어디에 있는지를 몰랐지만, 사방으로 흩어져 찾았다.

몸을 숨겼던 우는 그에 따라 급히 아군이 숨어 있는 곳으로 가서 확인을 하였다.

이제 더 이상 그들을 도와줄 형편이 아니었다.

‘ 알아서 하겠지. 나로서는 최선을 다했다. ’

그는 미리 봐 두었던 퇴각로 쪽으로 움직였다.

그 사이에도 적도들이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퇴각로를 살피던 우는 얼굴을 찡그릴 수 밖에 없었다.

생각과 달리 적이 그곳에 먼저 와 있었던 것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세 명에 불과하다는 점이었다.

자신의 존재를 알아서라기 보다는 그곳에 중요한 인물이 있는 것 같았다.

‘ 젠장, 어떻게 하지? ’

그 이외의 길은 집중공격을 당하기 딱 좋은 길이라 도망을 가기에는 무리였다.

그러나, 우는 적들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으므로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졌다.

우선 뇌총을 먼저 재장전하였고, 왼손에 차고 있던 수발에도 소전(小箭)을 장전하였다.

‘ 할 수 없다. 무리를 하자, 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악의 경우에 인질로 잡을 수도 있을 것이다. ’

수색을 하고 있는 적들 때문에 더 늦기 전에 움직여야 했고, 우는 결정과 더불어 실행에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