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최탐정.

방금 잠에서 깨어났다.

아쉽게도 내 직업은 탐정이 아니라 중학생이다.

탐정이 나오는 멋지고 간지나는 본격 탐정물을 기대했다면 미안하다. 내 꿈은 탐정이며, 학교에서는 부원이 나 자신뿐인 추리동아리의 부장을 맡고 있다.

 이쯤에서 쓸데없고 지루하고도 진부한 자기소개는 집어치우고, 현재 내가 처한 상황을 살펴보자.

3일 전, 나는 코끼리 좆만큼이나 긴 거리를 버스 타고 배 타고 쌩 난리를 치면서, 남해의 외딴 섬에 있는 수련회장에 왔다. 수련회장이 섬에 있으니 꽤나 좋은 시설일 것이라 지레짐작한 나는 이번 수련회는 그다지 좆같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정작 이 수련회는 코끼리 좆보다도 더 좆같은, 비유하자면 향유고래 좆만큼이나 좆같은, 해병대 캠프 비스무리하게 맨날 기합만 시키는 수련회였다.

분명히 내 장담하는데, 선생들이 내 수련회비에서 몇 만원 정도를 슬쩍해 갔을 것이다.

 ...그렇게 기합만 하는 사이 좆같은 2일이 지나고, 드디어 집에 돌아가서 이 유사 해병대 캠프를 아동학대로 경찰에 신고할 수 있나 싶었다. 그러나 잘 못 쓴 소설에 나오는 편의주의적 설정스러운, 다른 말로 하면 좆같은 폭풍우로 인해서 배가 뜨지 못하게 되어 며칠 더 이 좆같은 수련회장에서 보내게 되었다.

수련회 기간이 끝났으니 더 이상 기합은 안 시켰으나, 급식 맛은 여전히 좆같았고, 이젠 샤워실에서 뜨거운 물조차 나오지 않는다. 어제는 자려고 자리에 누웠으나, 너무 추워서 오들오들 떨며 자야 했다.

이 상황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좆같다.

 ...라는 것이 지금까지 일어난 일이다. 젠장할, 이럴 바엔 차라리 살인사건이라도 일어났으면 좋겠다. 일어날 리가 없긴 하지만 말이다. 그러면 빈둥거리는 조교들이 화들짝 놀라 자기도 살해될까 겁을 먹어서 어떻게든 이 섬을 벗어날 방법을 찾아서 부리나케 도망가겠지. 상상만 해도 신난다.

 조교가 어찌 되었든 나는 샤워를 해야 하니 따듯한 물도 잘 나오지 않는 샤워실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갑자기, 복도 저편에서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뭐야, 또 바퀴벌레나 지네 같은 벌레라도 나타났나? 귀찮게시리...' 나는 이렇게 생각하며 바퀴벌레인지 지네인지를 잡으러 휴지 두어 장을 뜯어 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몸을 돌려 뛰어가기 시작했다. 이내 소리를 지른 친구가 나타났고, 그 친구가 부들부들 떨며 가리킨 곳에는 벌레들이 득시글거렸다.

 ...그런데 그 친구가 소리를 지른 이유는 벌레 때문이 아닌 듯하다. 벌레들이 득시글거리는 시체. 그것이 소리를 지른 친구가 가리킨 곳이었다.

나는 낮게 중얼거렸다.

 "살인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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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티 타는 소설은 아무래도 백일장 기간 동안

완성하지 못할 것 같아서

적당히 추리물을 쓰려 합니다.

사실 이것도 백일장 기간 안에 다 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기간안에 다 못 쓰면 나중에라도 이어서 쓸 겁니다.

시간이 된다면 말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