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에 끝난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전 세계는 공산주의 체제와 자본주의 체제로 나뉘어 몇십 년 간 차가운 냉전을 계속하였다.


냉전은 공산주의 세력의 주축이었던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하며 종식되었고, 이내 세계 질서는 21세기에 들어서며 자본주의 체제를 기반으로 하여 재편성되고 있었다.


하지만 끝까지 공산주의 체제를 포기하지 않았던 나라들 중 하나였던 동아시아 끄트머리의 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이라는 나라는 자체 핵무장을 하였고, 이에 위협을 느낀 여러 나라들은 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 소위 북한에 핵을 포기할 때까지 제재를 가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런 긴장이 감돌던 2056년, 북한 군부 강경파가 쿠데타를 일으켜 괌에 핵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국군은 이 핵 미사일을 요격해냈고, 이를 자국에 대한 선제공격으로 간주하여 북한에 대해 전쟁을 선포했다.


한국군과 미국군이 북한군의 부실한 저항을 뜷고 얼마 안 되어 압록강 주변까지 접근하자 위협을 느낀 중국은 러시아와 긴밀히 공조하여 기습 공격을 가했고, 그렇게 북한군의 쿠데타로 시작된 전쟁은 중국과 러시아, 미국이라는 세계 최강 패권국들이 휘말린 세계 대전으로 번져 나갔다.


서유럽 국가들은 바로 러시아와 중국을 규탄하는 성명을 내며 전쟁에 뛰어들었고, 이내 러시아와 중국 서부에 전선이 형성되며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 대 중국, 러시아와 동맹국들이라는 구도로 전쟁이 수년 간 진행되었다.


2061년, 5년 만에 뭄바이에서 평화 협정이 체결됨으로써 전쟁은 끝을 맺었지만, 이미 전 세계는 편을 가릴 것 없이 거의 다 쑥대밭이 되어 있었다.


제3차 세계 대전의 종전 이후 같은 편에서 싸운 여러 나라들은 점차 하나의 거대한 국가군으로 통합되기 시작하였고, 이에 22세기에 들어서자 200개국이 넘던 나라들이 4개의 거대 국가군으로 재정비되었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민주 국가 연합 (DSC: Democratic States Confederate) 의 깃발 아래 하나가 되었다. 민주 국가 연합은 미국과 서유럽의 동맹국들, 일본, 한국, 필리핀, 호주, 뉴질랜드, 대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뛰어난 과학 기술력과 거대한 경제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아시아 대부분의 나라들은 범유라시아 공화국 (Pan-Eurasian Republic) 으로 단합하여 민국련에 뒤지지 않는 기술력과 엄청난 인구를 바탕으로 민국련을 뒤쫓아 가고 있다.


한편, 인도 정부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범유라시아 공화국을 거부하고 단독으로 새로운 국가군의 창설을 제안했는데, 이가 아라비아 해 연방 (Arabian Sea Federation) 이다. 아라비아 해 연방에는 중동 국가들과 파키스탄, 터키, 그리고 아라비아 해에 인접한 아프리카 국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때 이스라엘은 아라비아 해 연방과 민주 국가 연합의 거래로 인해 민국련의 자치구역으로 합의되었다.


이렇게 세계의 패권국가들이 제각기 세력을 모아 자신들의 국가군을 만든 이후, 여기에 포함되지 못한 중앙아메리카, 남아메리카 그리고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들이 한데 모여 방위를 위해 제창한 국가군이 남대서양 연맹 (South Atlantic Alliance) 이다. 세계적 구도에서 봤을 때 가장 뒤떨어지는 국가군이지만,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기에 세 국가군들 사이에서 완충재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네 국가군들은 모두 또 다른 세계 규모 전쟁은 핵무기나 화학병기 같은 대량 살상 병기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인류 전체의 파멸을 가져올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하지만 이들은 그 동시에 자신들이 다른 국가군들보다 우수함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고, 이에 따라 1960년대 미국과 소련의 우주 경쟁과 같은 상황이 네 국가군 사이에 벌어지게 된다. 


"과학은 정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라는 말이 정확함을 다시 세계는 증명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