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철은 군인들에게 끌려갔고 군용차량에 탑승한 채 한참을 이동하고 심문실에 도착했다. 군인들은 시철에게 험악하게 물었다.


"제국에는 왜 온거지?"


그러자 시철은 당황했다. 준비해둔 말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제국에 온 명확한 이유가 없었다.


시철이 말이 없자 군인들이 말했다.


"말하는게 좋을거야. 당장 대답하지 않으면 팔에다 꼬챙이를 박아주지."


"아아... 저는 고자가 되려고 왔습니다. 여기가 그렇게 의술이 뛰어나다면서요?"


"뭔 개소리야?"


당연히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시철은 군인들과 대화를 하며 정신적인 고통을 받았다. 어느덧 3시간이 지나자 군인들은 시철을 자신들의 상사와 면담시키기로 결정했다.


시철은 계단을 올라서 어느 방에 도착했다. 그 방의 문은 검은색이었고 잠금장치가 매우 많았다. 군인들은 잠금장치를 하나하나 풀기 시작했다.


"어... 이렇게 잠금장치가 많을 필요가 있나요?"


"우리 상사가 계속 도망가려고 해서 말이야. 도망가면 큰일나니 가둬놓고 있는거지."


심상치 않았다. 자기들 상사를 가둬놓고 있는 조직이 정상일리가 없었다. 이윽고 시간이 지나자 잠금장치가 모두 풀렸고 시철은 군인들과 함께 방 안으로 들어갔다.


"관리자님. 왔습니다. 심문을 시작하시죠."


관리자는 어린 소녀의 모습이었는데,  눈은 풀려있었고 몸은 축 쳐져있었다.


"저기... 군인 아저씨들? 일을 얼마나 시키면 사람이 이렇게 되요?"


"원래 그렇다. 심문을 시작하시죠."


관리자는 말이 없었다. 그러나 군인들은 말을 했다.


"여기까지 어떻게 온거지? 조력자가 있었나?"


"... 뭐 뭐야?! 관리자 라는 사람이 말을 해야 하는거 아니에요?"


"관리자님이 전자렌즈로 텍스트를 보냈다. 그분은 직접 말하는걸 싫어하시거든."


시철은 당황하여 관리자를 보았으나 이전과 다름없이 눈이 풀린채 축 쳐진 상태로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이었다.


관리자의 외모는 훌륭했다. 마치 신이 직접 조각한 것처럼. 하지만 저래서야 정신박약 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흠흠... 시레트라는 수인이 길을 알려주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잠시 가만히 있다가 말했다.


"시레트. 제3부대에게 들은바가 있다. 그녀는 7시간 전에 폭격으로 인해 죽었다."


"예??? 걔가 죽었다고요? 그런..."


"수인에게 마음을 갖지 마라. 그들은 인류를 식량으로 볼 뿐이다."


너무나 참혹한 현실이었다. 그런 단호한 말을, 아니 단호한 텍스트를 전송한 관리자는 무덤덤하게 앉아있었다.